김동길 교수, 당신 미쳤는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7-18 17: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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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우리의 뇌리 속에 잊혀진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 김동길씨가 있다.

솔직히 필자는 그와 함께 시국을 논하며 차를 마신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가 정치인이었는지 교수였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필자에게 있어서 그는 완전히 잊혀진 존재라는 말이다. 그런 그가 드디어 언론을 타게 생겼다.

그의 개인홈피인 ‘김동길 교수의 Freedom Watch’에 마치 전·현직 대통령의 암살을 선동하는 듯한 글이 올라와 있었는데 이를 삭제하지 않고 이틀간이나 방치하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슬그머니 삭제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삭제는커녕, 오히려 이를 초기화면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회원 방문자 마당’에 바로 링크돼 있었다.

그의 홈피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돼 있었다는 말이다.

물론 당시 초기화면은 게시판 글이 순서대로 배치돼 있었다. 따라서 관리자가 의도적으로 이글을 초기화면에 배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구나 방문자가 어떤 글을 남기든 그것은 방문자의 자유다.

하지만 관리자는 이 글을 즉시 삭제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무려 이틀간 이를 방치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방문자 이동광님이 지난 15일 올려놓은 이글에는 다음과 같은 섬뜩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중략)...나는 요즘 집중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것들(두 놈) 가장 가까이 있는 자들 중에서 안두희 같은 자나, 김재규 같은 자가 나오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다...(중략)...안두희 김재규가 나오기를 고대한다...(중략)...미국방부가 발표한 최신형 지하 수십미터 공격하는 포탄이 있다고 하던데, 그것 2개만 한국에 가지고 와서 시험 발사하면 안될까? 시험 발사 대상 추천장소는 동교동의 그놈 집, 푸르른 기와집이다”

동교동의 집과 푸르른 기와집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는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다. 이는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을 암살하라’는 일종의 지령인 셈이다.

도대체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글을 버젓이 초기화면에 띄워 놓고 방치할 수 있는가.
이것은 단순한 관리자의 실수로 보기는 어렵다.

그의 홈피에는 ‘독립신문’이라는 정체불명의 극우인터넷신문과 ‘기자 조갑제의 세상’이라는 극우자의 홈피가 링크되어 있는 판이다.

게다가 김씨는 ‘오늘의 칼럼’에서 참여정부를 향해 저주에 가까우리만큼 독설을 퍼붓고 있었다.

“오늘의 정권은 나라 살림이 이 지경이 되어도 행정수도를 옮기겠다는 등등 얼빠진 소리만 지껄이고 있으니 한심하고 또 한심하다”고 말하는가 하면, 노 대통령을 향해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세상에 저런 대통령도 있는가라고 한마디 아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에 관리자가 당시 의도적으로 초기화면에 글을 띄운 것은 아니었더라도, 최소한 고의적으로 이를 이틀간이나 방치했었다는 의혹을 떨쳐내기는 어렵게 됐다.

정말 묻고 싶다. 당신은 두 전·현직 대통령의 암살을 꿈꾸는가.

아니면 단지 국민들의 뇌리에서 잊혀진 ‘김동길’이라는 이름을 다시 부각하고 싶었기에 이런 치졸한 방법을 사용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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