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합군 파병 제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01 20: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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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필자는 우리 군의 이라크 파병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지배계급으로 하여금 피지배계급에 대한 지배를 더욱 강화시키기 위한 위선적인 전쟁에 굳이 우리 정부가 파병결정으로 아까운 젊은이들을 희생시켜야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미군의 이라크 침공은 그 명분을 상실하고 말았다. 게다가 이라크 포로에 대한 미군의 학대는 전 세계인들의 분노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따라서 ‘이라크 민중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은 위선이며, 우리 정부의 파병결정은 옳지 않다.

그러나 남북연합군의 파병이라면 한번 고려해 볼만하다.

북은 한 때 미국으로부터 이라크 등과 더불어 ‘악의 한축’으로 지목됐을 만큼 북미 관계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이런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남북연합군의 파병은 필요하다.

사실 미국으로서도 과히 나쁜 제안은 아니다.

스페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를 했는가 하면, 필리핀군도 이미 철수를 시작한 마당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미국은 이라크 침공과 관련, 국제적으로 고립될 처지에 놓이고 만다.

이를 만회하자면 우리군이 독자적으로 이라크에 파병하는 것보다 북이 함께 참여하는 남북연합군의 파병이 보다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미국으로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지 않는가.

미국의 최종목표가 체제전복이라는 북한의 대미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이를 반대하지 못할 것이다.

또 이라크 민중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남북연합군 파병은 매우 바람직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지금 이라크 민중은 우리군의 파병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우리가 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자적으로 파병을 강행할 경우, 우리국민은 언제 그들로부터 보복테러를 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라크 민중들로부터 심정적인 지지를 받는 북과 함께 남북연합군을 구성, 파병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남북연합군의 구성은 우리 정부의 `레짐 트랜스포메이션’(regime transformation) 방침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이를 북측과 미측에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의 체제를 변화시키는 소위 `레짐 트랜스포메이션’(regime transformation)이 바람직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내에서 가장 개혁적인 인물인 김정일 위원장을 지원해주고 김정일 체제를 안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오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다.

어차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이라크 파병을 용납하지 않는 마당이다.

파병을 하려면 어떻게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그 돌파구로 필자는 노 대통령에게 남북연합군의 파병을 제안하는 바다. 물론 한반도 평화정착에도 상당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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