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감원 칼바람 ‘쌩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1-18 20:22:11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신문시장이 정말 어렵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스포츠신문을 시작으로 전국일간지까지 파급됐던 인원감축 바람은 새해 들어 더욱 매섭게 불고 있다. 감원 칼바람이 ‘쌩쌩’불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20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한 문화일보와 서울신문은 인위적으로 인원을 감축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특히 서울신문의 경우는 이달 말까지 무려 10%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하니, 보통심각한 문제가 아닌 듯싶다.

이미 서울신문사측은 지난 12일 국·실장, 부장 등 모두 14명의 간부진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대상자 명단까지 발표한 마당이다. 자그마치 50여명이 하루아침에 실직자로 전락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문화일보도 지난 11일 경영진이 국·실장 임원회의에서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화일보는 지난해 임직원 모두가 급여를 자진 삭감하는 등 허리띠까지 졸라맸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현재의 문화일보 경영사정을 감안해 볼 때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해 대폭 임금을 삭각했던 한국일보의 사정은 더욱 어렵다.

사실상 사망선고를 눈앞에 뒀다가 장재구 회장이 75억을 증자, 기사회생했으나 정말로 한국일보가 살아날 것이라고 믿는 언론인은 별로 없는 듯하다. 단지 사망선고받기 직전의 중환자가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가까스로 수명이 연장되는 형태와 너무나 흡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일보는 경영 합리화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인력감축이라는 선택을 취할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이런 사태는 이들 몇몇 신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신문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2년 안에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겠는가.

실제로 전국언론노조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동안 소속 117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704명의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언론계 전반적으로 고용불안감이 크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특히 현재 일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앞으로 2년 안에 해고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2%가 ‘어느 정도 해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고 하니,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이들에 비하면 지역신문의 사정은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겠지만, 사실은 ‘도토리 키 재기’다. 예전 같으면 전국지 기자들이 지역신문으로 자리를 옮겨 갈수도 있었겠지만 지금은 지역신문도 그들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 그만큼 어렵다. 이러다 언제 지역신문도 그 같은 칼바람을 맞을지 알 수 없다.

지역신문이 쓰러지면 지방분권은 요원해진다. 전국지에 부는 칼바람이 남의 일 같지 않아 걱정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