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의 ‘전남 짝짓기’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1-30 20: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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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ILINK:1} 서울시는 전라남도와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차기 한나라당 대권후보 가운데 한 사람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호남민심 ‘끌어안기’에 나섰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26일부터 29일까지 전남 5개 시 17개 군 초등학교 5~6학년 44명을 초청, 서울가정 ‘홈스테이’ 행사를 가졌다. 물론 이는 외형상으로 볼 때에 서울시가 전남 낙후지역 어린이들과 서울시의 가정을 연결해 주는 행사일 뿐이다. 그러나 전남 어린이들이 서울시청을 방문한 27일, 이 시장이 직접 어린이들을 맞이하면서 “서울과 전라남도는 우호 관계를 맺은 친구 사이”라고 강조한 것은 예사롭지 않다.

서울시가 전남과 우호관계를 맺는 것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서울시는 오는 2월2일부터 4일까지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전남도의 목포, 여수, 순천 등 22개 시·군 전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직거래장터를 개설한다고 한다.

이만하면 이 시장이 호남을 향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시장 계열로 알려진 수도권 비주류 중진모임인 국가전략발전연구회 소속 현역의원 14명을 비롯, 무려 25명의 방문단이 최근 목포시와 신안군을 방문한데 이어 완도군을 방문하는 등 전남 끌어안기 행보에 나선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이 시장의 지원 아래 차기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이재오 의원을 비롯 김문수, 박찬숙 의원 등은 목포시와 신안군을 연결하는 목포-압해간 압해대교 공사현장을 방문하고 고길호 신안군수로부터 신안군 청사이전과 압해대교건설, 해군교육사령부 유치 등 당면 현안사항을 청취했다.

당시 고 신안군수로부터 현안사항을 청취한 이재오 의원은 당 차원에서 예산반영이 잘 되도록 하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김문수 의원도 목포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예산지원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한다.

단순한 방문차원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물론 이 같은 짝짓기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하고 있다.

손 지사는 충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지난 27일 심대평 지사와 ‘지역상생발전협약’이라는 것을 체결했다.

어쩌면 이 같은 ‘짝짓기’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일 것이다.

지방분권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시점에서 비교적 부유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고,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뭐 잘못된 일이겠는가.

하지만 필자는 이것이 정략적으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하며,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행여 이 시장이나 손 지사가 득표 손실을 따지다 이 같은 ‘짝짓기’가 득표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일방적으로 지원을 중단해 버릴 경우에는 처음부터 아니함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필자의 우려가 기우(杞憂)로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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