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명박·孫학규 너무 심하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4-12 20: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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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이명박 서울시장과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대권행보가 너무 지나치다.
이 시장과 손 지사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그들이 대통령인지 광역자치단체장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이명박 시장은 지난 11일 대구지역을 방문한데 이어 오는 18일에는 전남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전남지역 방문길에 서울시내 구청장들을 대거 동행할 것이라는 소문마저 들린다.

물론 이 시장측은 당일 서울 자치구와 전남지역 22개 시·군과 자매결연을 맺거나 교류행사 등을 갖기 위해 구청장들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시장이 자치구청장들을 대거 이끌고 동행하는 일은 정당행사나 단순한 정치행사에서나 있을 법한 일 아니겠는가. 실제로 자치구청장 25명 가운데 무려 23명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이는 한나라당 행사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전남지역 방문을 위해 지난달 3일 ‘서울지역 구청장간담회’를 가졌으며, 다음날인 4일에는 ‘자치구 행정국장 회의’가 열리는 등 전남지역 방문을 위한 사전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마당이다.
사실 서울과 전라남도 지역간의 전 자치단체가 일시에 대규모로 자매결연을 맺는 행사는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부활된 지난 199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이 시장의 간섭(?)이 없었다면 이같은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따라서 이 시장은 어떤 숨은 의도를 가지고 이 같은 일을 추진했을 것이며, 그 의도는 십중팔구 ‘대권포석’일 것이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에서 호남표심을 노리고 있는 이 시장의 대권행보를 위한 ‘이벤트’로 이번 행사가 추진되고 있으며, 구청장들은 사실상 그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말 아니겠는가.
이래서는 곤란하다. 자신의 대권행보에 왜 구청장들을 끌어들이는가. 그들은 한나라당 당원이기에 앞서 우리 서울시민들을 위한 단체장이라는 점을 이 시장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데 손 지사의 전국행보도 이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실제로 손 지사는 최근 대전, 대구, 서울 등 전국을 돌고 있다.

지난달 28일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심대평 충남지사를 만나 충남도와 경기도가 체결한 ‘지역 상생발전 협약서’의 세부 추진계획을 확정했는가 하면, 지난 1일에는 대구시장, 경북지사를 만나고 한나라당 경북도당 대구시당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의 행보 역시 차기대권을 위한 행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과 손 지사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는 다른 입장이다.

박 대표는 당 대표로서 얼마든지 전국행보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다르다. 지금은 차기대권보다 단체장의 임무에 보다 충실할 때다. 서울시민과 경기도민이 왜 당신들을 단체장으로 선택했는지, 그 민심을 바로 읽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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