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노무현 前 대통령?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6-09 20: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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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돌풍에 가까운 바람을 일으키며 이회창 대세론을 무력화시키고 말았다. 그 바람을 언론에서는 ‘노풍(盧風)’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노풍의 위력은 대단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원내 1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탄핵역풍’과 함께 몰아친 ‘노풍’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의 임기가 겨우 반환점을 돌아서는 이 시점에서 ‘노풍’은 어찌됐을까? 불행하게도 잔잔한 나뭇가지 하나 흔들어 낼 기력조차 남지 않은 것 같다.

이미 국민들은 정부의 지도력에 실망하고 있으며, 민심은 무섭게 냉각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레임덕’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말이다.

국회에서조차 “현 정부가 이미 `레임덕’ 상황에 와 있는 만큼 개헌논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친노(親盧)’ 진골세력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조차 노 대통령보다는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르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쪽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명계남씨의 국참연쪽은 정동영 장관계로 분류되고 있으며, 유시민 의원의 참정연쪽은 김근태 장관과 지근거리에 있다. 국참연과 참정연은 모두 친노 진골세력이다.

그런데 이들이 갈라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미 갈라선 상태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조금 더 구체화 될 경우, 그런 모습은 확연하게 본색을 드러낼 것이며, 정 장관과 김 장관마저 본격적으로 노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앞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느라 그를 백담사에 가둔 일까지 있으며, YS도 일찌감치 노태우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도 DJ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DJ측과 갈등을 빚은 일까지 있었으니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마찬가지로 정 장관과 김 장관이 같은 수순을 밟지 말라는 법도 없는 것이다.
이들이 노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을 본격 가동할 경우 노 대통령은 임기가 남긴 남았으나, 실권이 없는 사실상 전직 대통령 가운데 한 사람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간의 갈등도 갈등이지만 특히 같은 여권 내에서 사생결단식의 이전투구 양상이 초래될 것 아니겠는가. 물론 그로 인한 불행은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런 불행한 사태가 일찍 찾아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렇다면 여권은 어찌해야 하는가.

‘민생’과 ‘경제 살리기’는 정치권 전체의 몫이지만 특히 집권여당과 정부의 몫이 큰 것이다.
따라서 차기 대권싸움은 이제 그만 접어두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모두가 올인해 주기를 바란다. 만에 하나 민생과 경제가 무너지면 정 장관이나 김 장관은 물론, 그들 편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도 함께 무너지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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