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의 덕목 '진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8-22 20: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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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정치지도자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시민일보 창간을 주도한 한신공영 최용선 회장은 창간 당시 기자들에게 ‘진실’ ‘연구’ ‘노력’, 이 세 가지를 무척이나 강조했었다.

현재 한신공영이 ‘진실하게 연구 노력하자’는 사훈을 내 건 것도 최 회장의 뜻일 것이다.
사실 이 세가 덕목은 인간의 기본 덕목인 동시에 정치지도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우선 노력은 성실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성실하지 못한 사람은 게을러서 노력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성실하되 연구해야 한다. 연구가 동반되지 않는 성실은 헛된 노력으로 그칠 공산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물론 노력과 연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노력은 하는데, 연구는 하는데, 거기에 진실이 결여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겠는가. 진실하지 못한 연구와 노력은 오히려 사회에 해악이 될 뿐이다.

그런데 지금 소위 정치지도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과연 ‘진실’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최근 MBC토론에서 청계천 복원 후 유지용수로 쓰일 물값 비용과 관련 “수자원공사가 더 이상 물값 내라는 얘기를 안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거짓이었다. 실제로 건교부는 “내주 중 서울시가 물 부담금을 내야한다는 판단을 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청계천 물부담금 문제가 제기됐던 지난 6월7일경, 건교부는 서울시와 수자원공사 양측 간 회의를 통해 소송으로 가기 전에 건교부 중앙하천 중재위원회를 통해 조정해보자는 제안을 냈으나 서울시가 아직까지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설사 서울시의 주장처럼 공익 목적에 대한 입장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시장의 말은 틀린 것이다.

이 시장은 “수자원공사가 돈을 내라고 하지만 우리는 낼 의사가 없다”고 말했어야 옳았다.
비록 이 시장이 연구 노력해서 청계천복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해도 거기에 진실이 담기지 않으면, 그 의미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그나저나 시는 오는 10월1일 청계천이 공식 개통되면 한강변 자양취수장에서 끌어온 9만8000톤과 도심 13개 지하철역 지하수 2만2000톤을 합쳐 하루 12만톤 정도를 청계천에 흐르게 한다는 구상이라는데, 수자원공사는 이 가운데 자양취수장에서 끌고 올 9만8000톤에 대해 사용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라고 하니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
물 부담금이 1년(365일 기준)에 자그마치 17억1400만원이나 된다.

게다가 청계천 용수유지에 따른 공급시설 관리에 16명의 인력이 투입되는 등 유지관리 연간 소요비용(예상)은 18억4300만원이 별도로 들어간다. 결국 35억5700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 시장은 이 문제를 감추려 들기보다, 드러내놓고 시민들의 지혜를 구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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