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의 옹졸함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09-25 1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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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오늘로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취재권역으로 하는 시민일보가 열한 살이 된다.
수도권 가운데서도 시민일보의 본 뿌리는 서울지역이다.

물론 서울지역을 뿌리로 하는 지역지는 시민일보가 최초이자, 아직까지도 유일한 존재다. 인터넷 매체인 ‘이타임즈’가 전국 각 지역의 제휴언론사를 선정할 때도, 서울은 시민일보, 경기·인천은 경인일보, 강원은 강원일보, 영남은 영남일보 등을 선정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더피플’이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 할 때도 서울은 시민일보, 경기는 경기일보, 인천은 인천일보, 부산은 부산 일보 등을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시민일보가 서울지역의 대표신문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시민일보는 이명박 서울시장으로부터 생일날 축하메시지를 받을 수 없었다.

“비판매체의 생일을 축하해 줄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물론 시민일보는 그동안 이 시장의 시정행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우선 대중교통체계개편에 대해 ‘오마이뉴스’와 함께 제일 먼저 문제를 제기했던 게 시민일보다. 당시 우리는 시민들이 사전 홍보미흡으로 “도대체 어느 버스를 타야 되느냐”며 혼란스러워 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바 있다. 그러자 각 언론사가 뒤따라 일제히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

또 청계천 복원과 관련, 우리는 ‘브레이크뉴스’와 함께 복원이 아니라, 사실은 거대한 인공분수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했다. 물론 그 과정에 석축을 훼손하거나 문화재를 훼손하는 일도 거론했다.

이 시장이 ‘불도저’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추진 중인 오페라하우스가 용역타당성 검토가 끝나기도 전에 미리 추경예산에 반영시킨 사실도 꼬집었다.
이러니 이 시장으로서는 시민일보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처럼 여겨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시민일보와 이 시장의 감정에서 비롯된 일이 아니다.

시민일보는 단지 이 시장이 시정을 올바르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판자적인 안목으로 이를 지적했을 뿐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 폭넓은 마음을 지녀야 한다. 오히려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보다 나은 시정을 전개하겠다는 마음자세를 보이는 것이 옳다.

비판언론을 배척하겠다는 것은 시장으로서 올바른 처신이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만일 이런 옹졸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어쩌면 우리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 그와 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민주화 투사를 양산해 낼지도 모른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에게 굴복을 요구했다.
비판기사를 쓴 기자나 데스크가 직접 방문(사과)한다면, 축하메시지를 써 줄 수도 있다는 뜻을 은근히 내비치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는 일순간 고민을 하기도 했다. 빈 공간을 내보낼 수 없다는 일부 의견 때문이었다. 그러나 거짓 축하메시지는 독자를 기만하는 것이기에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이를 거부하고, 축하 지면을 비우는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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