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 충청표 공략용?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5-10-16 19:11:4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 이명박 서울시장은 왜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인 `경부운하’ 건설에 그토록 집착하는가.
알고 보니 그것은 충청표심을 잡기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명박 시장은 지난 11일 경부운하건설을 사실상 대선공약으로 내걸었고, 13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다시 `경부운하 건설’ 문제를 거론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이상하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까지는 경부운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더 우세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도 `막대한 비용과 환경파괴를 생각할 때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67.7%,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62.3%로 나왔다.
따라서 이 같은 공약이 자칫 청계천 특수로 인해 오름세를 타고 있는 이 시장의 상승가도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여기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청계천 복원 이후 언론의 찬사가 잇따르고,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에선 부동의 1위 고 건을 오차범위 안에서 위협하는가 하면, 한나라당 안에선 경쟁자인 박근혜 대표를 멀찍이 따돌리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우선 당내에서는 10.26 재선거 승리 이후 박근혜 대표의 입지가 확고해지면서 경선에서 탈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청계천 특수로 고 건 전 총리를 앞지를 것이란 관측과 달리 비록 오차범위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 밀리고 있다. 행정중심도시 건설 반대에 따른 충청표심의 이탈 때문이다. 이 시장은 충청권 주민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차기 대선 경쟁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 시장에게는 충청표심을 잡기 위한 특단의 공약이 절실했다.
그것이 바로 경부운하 건설이다.

실제로 이 시장은 지난 15일 오후 ‘200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가 열리고 있는 청주 예술의전당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느 나라나 강을 활용하지 않은 곳이 없다”며 경부운하 건설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 “경부운하 건설은 충북을 연결해 (내륙의) 항구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서해안 시대에 충청권 발전이 중요한데 행정부서 몇 개 옮긴다 해서 지역발전이 되겠느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는 한마디로 ‘경부운하’ 건설이 행정중심도시건설보다 충청발전을 위해 효과적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즉 충청표심을 노린 공약이라는 것을 굳이 숨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경부운하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경인운하 건설마저 2003년 감사원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아 거의 추진이 중단된 상태인데, 단지 충청표심을 위해 무리하게 경부운하 건설을 추진하다가 나라가 거덜날까봐 걱정이라는 말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