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딴나라당’인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3-05 2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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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서는 정말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전선(戰線)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밀집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다. 수도권 광역단체장 `빅3’의 승패가 사실상 전국 선거의 종합성적을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서울은 여·야 모두 ‘자원’과 ‘화력’을 집중하고 있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낮은 당 지지도로 수세국면에 놓인 열린우리당은 서울시장 후보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영입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이달 중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당내에서는 입당시기만을 남겨둔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3월 중순 입당 가능성도 있지만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짓는 4월 초 이후로 넘기는 시나리오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선거전략상 입당시기를 늦춰 `검증기간’을 단축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 전략이 엉뚱한 방향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이미 ‘흘러 간 노래’와 다를 바 없는 외부인사영입론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영입론은 당내에서 이미 출마의중을 밝힌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박 진 의원을 초라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경쟁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충분히 입증된 상태다. 맹 전 의원의 경우는 시민일보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강 전 장관을 압도적으로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맹 전 의원은 강 전 장관과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 의원도 시민일보 조사에서 강 전 장관을 오차범위 내에서나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비록 강 전 장관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큰 격차는 아니었다.
특히 박 진 의원은 열린우리당에서 가장 무서운 상대로 지목하고 있는 마당이다. 실제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필자와 최근 만난 자리에서 “박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경우, 강 전 장관은 승산이 없다”고 말했었다.
그런데도 박계동 의원은 5일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서울시장 후보 영입은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교감 속에 이뤄지고 있다”며 “영입이 확정될 경우 경선 없이 후보로 추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거짓이다. 같은 날 유정복 당 대표비서실장이 즉각 기자실을 방문, “이는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당내 오해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사안으로 생각되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일축한 것을 보더라도 ‘영입론’은 실체가 없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영입론’을 흘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외부인사 영입론은 경쟁력 있는 당내 출마인사들을 왜소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해당행위나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왜 당 소속 의원이 계속해서 해당행위를 하는 것일까?
혹시 한나라당 내에는 ‘딴나라당’ 사람들이 섞여 있는 것은 아닐까?

<위 글은 시민일보 3월 6일자 오피니언 5면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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