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의 '신비주의' 전략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4-02 18: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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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는 2일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실시 되는 강금실 전 장관을 향해 “자신의 입장을 최대한 빨리 밝히라”고 충고했다.
그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선거전략으로는 득이 있을지 모르나, 시민들 입장에서는 검증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라며 “이는 공직 후보의 자세가 아니다”고 강 전 장관의 ‘신비주의 선거전략’을 점잖게 꼬집었다.
실제 강금실 전 장관은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그의 `서울시 미래구상’이 뭔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전혀 없다.
그의 신비주의 선거전략에 따라 서울시장 후보로서 어떤 비전과 정책방향을 제시할지 아직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왔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라도 강 전 장관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 다른 후보들과 대동소이한 공약, 당론과 배치되는 공약 등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강금실 인기’는 그날로 끝이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것이라고는 서울이 지역구인 일부 의원들이 한나라당 후보와의 대립각을 부각시키자는 취지에서 `서울시장 대 강남시장’이라는 개념을 강 전 장관 측에 제시했다는 후문 정도가 고작이다.
따라서 강 전 장관이 구체적으로 머릿 속에 그리고 있는 서울시에 대한 미래구상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물론 그가 대중적 인기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한다면 선거 초반부터 대세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엔 `거품론’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일시에 거품이 빠져 나갈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지금은 비록 강 전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탄탄한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수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콘텐츠’ 부족이 드러날 경우에는 인기가 급격하게 추락할 것이란 말이다.
그렇다면 강 전 장관의 인기는 거품일까, 아닐까?
현재 상황으로는 거품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선 강 전 장관은 단 한 번도 서울시 구상에 대해 언급한 일이 없다. 더구나 그는 서울시장과 어울릴만한 이력을 단 한 번도 가져 본 일이 없다.
겨우 전직 법무장관이라는 공직을 한번 거쳤을 뿐이다.
따라서 강 전 장관은 이제 ‘신비주의 선거전략’을 접고, 시민들 앞에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서울시 구상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이 그 구상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라든가, 다른 정당 후보 공약과의 차별성, 당론과 일치되는 지 여부 등을 검토할 것 아니겠는가.
만에 하나라도 시민들의 검증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시 구상 발표를 미룬다면, 그것은 공당의 서울시장후보로서 취할 태도가 아니다.
물론 그에 따른 시민들의 심판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강 전 장관의 매력은 솔직함이다. 이 매력마저 없다면 강 전 장관에게 우리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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