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의원의 호소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4-10 19: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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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10일 “서울시장 선거는 ‘인기투표’가 아니다”는 논평을 냈다.

이는 논평이라기보다는 사실상 호소문에 가깝다.

홍 의원이 호소문에서 지적한대로 5.31 지방선거를 불과 50일 앞둔 이 시점에 각 신문은 서울시장 선거 예측조사를 발표했다.

그 결과는 지난주 내내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인기인들, 즉 강금실 전 장관과 오세훈 전 의원이 비록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선두권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두달 가량 앞둔 시점에 출마 자체를 두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준비를 했을지 의문이라는 게 홍 의원의 주장이다.

사실 그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홍 의원의 말처럼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산하 5만명의 공무원을 통솔하는 자리고, 2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관리하는 자리다. 뿐만 아니라 1000만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자리다.

따라서 서울시장후보라면 그가 제시한 공약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이나 오 전 의원의 경우는 급하게 출마를 결심했고 그로인해 그들이 내어 놓을 정책은 급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시간관계상 그들이 제시하는 정책에 대해 엄정한 검증 절차를 가질 수가 없다.

이는 다른 후보들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간 자신들이 준비했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때로는 후보 상호간의 논박, ‘매니페스토 운동’ 등을 통해 국민적인 검증 절차를 밟았던 것에 비하면 일종의 어부지리(漁父之利)를 하는 셈이다.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지금까지 수차에 걸쳐 자신의 공약을 발표해 왔다.
한나라당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역시 서울시정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검증과정을 거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은 강 전 장관이나 오 전 의원으로부터 아직 어떤 공약도 전해들은 바 없다.

따라서 그들이 과연 서울시장으로 합당한지 판단할 근거가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리는 것은 단지 ‘거품인기’에 불과하다.

만일 오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지 않았다면 강 전 장관의 거품은 급속히 빠져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오 전 의원이 출마선언을 함에 따라 거품에 거품이 더해지는 기현상이 초래됐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거품은 실제 득표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이미지 정치’가 반드시 승리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는 이미지를 앞세운 김민석 후보에게 선거운동 개시 직전까지 7% 이상을 뒤졌다. 하지만 서울 시민들은 ‘청계천 복원’이라는 준비된 정책으로 승부를 건 이명박 시장을 선택했다. 이번 선거 역시 그 같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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