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박 진 의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4-12 19: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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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의욕을 가지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나섰던 박 진 의원이 코미디같은 여야의 ‘이미지 정치’놀음에 밀려 끝내 경선후보직을 사퇴하고 말았다.

박 진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부친에게 어떻게 이런 상황을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박 의원의 부친은 고령이신데, 산에 갔다가 심하게 다쳐 3주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그 부친은 사고 직후 정신을 잃었으며,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주변 사람들에게 “서울시장 경선 어떻게 돼 가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런 부친을 대해야 하는 박 의원을 생각하니 필자의 마음 한구석이 ‘찡~’하고 울린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 그가 수개월동안 밤잠을 설쳐가면서 연구해 온 모든 노력들이 어느 날 갑자기 끼어든 한 사람에 의해 무참하게 깨졌다는 사실이다.

박 의원은 이른바 ‘돌고래 다이어트’를 시작, 3개월만에 18kg 감량에 성공해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든 의지의 사나이다.

실제로 그는 본인의 의지만으로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 의료진이 식욕억제제 처방을 권유하기도 했으나 의지 하나만으로 살빼기 도전에 성공,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물론 이는 서울시장 경선출마를 위한 준비작업에 불과했다.

실제 ‘신서울 구상 ABC’를 계획할 만큼 치밀한 준비를 해 왔다.

그의 ‘신서울 구상’은 선진적이고(Advanced) 균형잡히고 (Balanced) 쾌적한(Comfortable) 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서울의 질적 전환 계획을 담고 있다.

물론 이 구상은 그가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새벽마다 달리는 6km 마라톤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그는 필자에게 서울시장 출마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었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 지역 활동을 하면서 시 발전 프로그램 없이 지역이 개별적으로 발전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제 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를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일거리를 발견하게 된 셈인데, 그것은 바로 직접 시정을 운영하는 일이었다.”

박 의원이 이처럼 의욕적으로, 그것도 치밀하게 준비해 오던 서울시장의 꿈을 접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미지 정치 놀음’때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왜 언론은 준비된 시장을 발견하지 못하고 무슨 색깔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하찮은 일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까?
준비 없이, 어느 날 느닷없이 선거전에 뛰어든 여야 후보들이 공약이라면서 제시하는 것에 대해 급조 의혹조차 제기하지 못하는 언론이 과연 언론의 자격이 있기나 한 것인지 모르겠다.

박 의원의 사퇴를 지켜보면서 정말 우리나라의 선거문화가 얼마나 잘못 돼 있는 지 다시한번 절감하게 된다. 모쪼록 박 의원의 건승을 비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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