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의원은 이른바 ‘오풍(吳風)’을 일으키며 단숨에 언론의 주목을 받는 유력주자로 떠올랐다.

실제 갑자기 몰아친 ‘오세훈 바람’에 한나라당은 연일 술렁거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오풍(吳風)’은 ‘태풍(颱風)’이 아니라 ‘미풍(微風)’으로 끝날 공산이 매우 크다.
당내 오세훈 지지그룹은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박형준 이성권 의원 등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과 발전연의 박계동 의원 등 극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경선에서 영향력을 행사할만한 지원그룹이 전혀 없다는 말이다. 특히 오 전 의원을 지지하는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 대부분은 실제 투표권을 갖고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서울지역 대의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지역구가 경기도인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서울지역 48개의 당원협의회장 중 오 전 의원을 지지할 그룹은 거의 없다는 말이다.

실제 서울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원희룡 의원과 박계동 의원 단 두 사람뿐이다.
하지만 원 의원의 경우 맹형규 전 의원과 대놓고 등을 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원 의원이 등을 돌린다고 해도 그 역할은 극히 미미할 것이다.

대중적 이미지가 높은 반면 조직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계동 의원 같은 경우는 여론조사 결과 무명의 전직 구청장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으로 나타날 만큼 지지율이 매우 낮다.

따라서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오 전 의원은 조직으로는 맹형규, 홍준표에 게임이 안된다.

그나마 오 전 의원이 기대를 걸었던 초·재선 그룹도 그에 대해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우선 초선 그룹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진 영 의원이 그를 반대하고 있다. 또 중도에 눈물로 사퇴의 변을 밝힌 재선 그룹의 리더인 박 진 의원도 ‘이미지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오 전 의원과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당내 미운오리 새끼’들로 불리는 수요모임의 지지가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말이다.

한 의원은 “진정 오 전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원한다면, ‘수요모임’이 한발 뒤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는 “수요모임의 지지로 오 전 의원이 경선에 통과하면 수요모임이 당을 좌지우지하려 들 텐데, 당 지도부가 이 같은 상황이 오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오 전 의원에 대한 반발도 예상외로 크다.

실제 당내에서는 “당 밖에서 이미지만 우아하게 가꿔 온 사람”이라거나 “당에서 고생한 후보들을 제치고 무혈입성하려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 전 의원 스스로가 초래한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박계동 의원과 수요모임 뒤에 숨어 있다가 등 떠밀려 나오는 액션은 결국 ‘자살골’로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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