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후보, 오세훈 걱정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5-08 20: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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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토론회를 할 때마다, 혹은 토론회 이후에 계속해서 말 바꾸기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오 후보는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불쑥 말을 던져놓고는 검증과정에서 ‘이게 아니다’ 싶으면, 은근 슬쩍 말을 바꾸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이는 현란한 ‘이미지 후보’가 풍부한 ‘콘텐츠 후보’를 누르고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본선에서 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필자의 예상과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우선 오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 결심이 언제인지 정확하지가 않다.

그가 여러 차례 말을 바꾸며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경선을 불과 16일 앞두고 경선 참여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출마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 후보는 8일 관훈토론회에서 “지난 8월에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12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여 출마여부를 고민했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는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는 열린우리당의 공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인 말 바꾸기 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처 그가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함정이 있다.

그가 청호나이스와 광고를 재계약 한 것이 지난 8월 혹은 11월경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서울시장 출마를 꿈꾸며 계속해서 정수기 광고에 출연했다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당연히 선거법 위반이다.

선거에 충분히 영향을 끼칠 만큼 광고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는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준비 안된 후보’라는 비난을 피하려다 ‘선거법 위반’이라는 함정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 꼴이 되고 만 것이다.
그냥 솔직하게 준비 안 된 후보라는 점을 시인한 것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을 만들었다는 말이다.

사실 오 후보의 공약을 보면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뉴타운 지역을 50군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혔다가 sbs 토론 이후에는 이 글을 삭제한 다음 50군데를 전제로 광역단위로 뉴타운을 추진하겠다고 슬그머니 말 바꾸기를 했다.

이로 인해 민주노동당으로부터 ‘급조된 후보’라는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닐 것이다.

다른 경선 주자들은 무려 1년여 간을 준비하고도 낙선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준비는 그만큼 어렵고 힘든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을 뛰어넘고 ‘이미지’ 하나만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무모한 짓이다.

그런데도 그는 여전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종가를 치닫고 있다.

상대당인 열린우리당 역시 ‘이미지 후보’인 강금실 전 장관을 후보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물론 강 후보 역시 급조된 후보다.

즉 오 후보에 대한 지지는 그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에 불과한 것이다. 이를 자신에 대한 지지로 착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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