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이 아니라 손학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6-01 20: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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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현재 한나라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는 누가 뭐래도 박근혜 대표다.

5.31 지방선거 압승으로 인해 박 대표의 주가는 하늘 높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 대표와 팽팽하게 힘겨루기 할 수 있는 당내 경쟁자는 누구일까?

단순히 각종 여론조사 결과만 보자면 이명박 서울시장이 박 대표의 맞수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부 기자들은 이 시장이 아니라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박 대표의 맞수로 꼽고 있다. 그렇다면 손지사의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내일신문이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 주자군 평가에서 손 지사는 12.5%로 나타났다. 물론 이 수치는 이명박 시장의 37.3%, 박근혜 대표의 29.3%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여당을 포함한 주자군 중에서는 3.5%로 하위권에 속해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달에 비해 2.9% 포인트 오른 수치다. 아직은 바닥권이지만 손 지사의 지지도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마의 5% 벽’을 깨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지도가 5%를 넘어선다는 것은 박근혜, 이명박 등 당내 경쟁자들은 물론, 고 건 전 총리까지 포함하는 유력 대권 주자군에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을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이명박 시장 지지도는 ‘테니스 파문’으로 기세가 꺾인 후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이다. 박 대표가 5.31 지방선거 승리로 지지도를 한껏 올리고 있는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다.

따라서 박 대표의 맞수로 이 시장이 아니라 손 지사를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영어마을’과 ‘파주 LCD단지’로 대표되는 손 지사의 잠재력에 대해서만큼은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는 “역시 손학규가 대안”이라는 소리마저 공공연하게 새어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정말 가능성은 있는 것일까?

현재의 지지도가 너무 낮은 것은 아닌가. 그렇지는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출마를 결심할 당시만 해도 승산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오세훈 대세론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의 낮은 지지도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더구나 한나라당 지지층은 가장 비한나라당적인 오세훈 후보를 경선에서 당선시켜줬다. 한나라당 지지층이 열린우리당의 무능정권에 실망한 나머지 5.31 지방선거에서 ‘묻지마 투표’를 했지만, 결국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한나라당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손 지사가 적임자다. 민주화운동을 경험했던 손 지사야 말로 변하지 않는 한나라당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열린우리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 역시 한나라당 후보로 손지사가 대권 주자로 나서는 것이다.

특히 원희룡·남경필·정병국 의원과 같은 소장파 의원들이 그를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그가 기대하던 기회가 예상외로 빨리 올수도 있다.

다만 그는 현재 흙 속에 묻힌 진주다. 그의 말대로 ‘저평가 받는 우량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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