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에 극우파 존동 하는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6-12 18: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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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 전에 이론논쟁에 휘말리고 있다.

최 열 환경운동연합 대표를 서울시장직무인수위 공동위원장으로 선임하자 한나라당 일부 원조보수파 의원들과 극우 지지자들이 오 당선자를 배신자로 규정하면서 그를 몰아세우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한나라당 지지세력 가운데 가장 개혁적이라고 알려진 뉴라이트의 일파인 ‘뉴라이트전국연합’마저 최 대표를 서울시 인수위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자유민주 우파 진영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공동위원장 임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자유민주 우파와 연대해 오 당선자에 대한 정치적 반대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5.31 지방선거의 완승 이후 한나라당 내외에서 극우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5.31 승리가 한나라당에게는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사실 오세훈 당선자가 맹형규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을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한나라당의 변화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오 당선자가 최 열 대표를 인수위원장에 임명했다고 해서 ‘배신’을 운운하는 것은 아무래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한나라당이 두 차례의 대선 패배 아픔을 딛고, 오는 2007년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은 보다 우측으로 경도된 모습이 아니라 중도 쪽이어야 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극우적인 색채가 강했던 자민련이 왜 몰락했는지를 되짚어 본다면 이같은 판단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나라 정당 가운데 좌파라고 규정할 수 있는 정당은 민주노동당 하나뿐이다. 비록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 보다 조금 좌로 기울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해서 좌파정당은 아니다.

결국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민주당과 함께 중원(중도 유권자 성향)에서 싸워야 한다.

그러자면 스스로 지나치게 우측으로 경도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범우파의 결속을 위해서라도 조금 좌측에 서있는 우파들까지 모두 끌어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고 건 전 총리 역시 범우파에 속해 있는 인물이다. 만일 고 전 총리를 좌파로 규정하면서 한나라당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한나라당은 이미 우측으로 경도된 정당으로서 ‘자민련의 몰락’이라는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200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지금, 당이 어느 위치에 서 있느냐 하는 데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좌도 불안하지만, 극우는 더더욱 안 된다. 지금 한나라당이 굳건히 발을 딛고 서야 할 땅은 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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