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김영선의원이 勝者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8-30 19: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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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지난 29일 한나라당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남경필 의원이 가까스로 승리했다.

경기도 수원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이날 경선에는 대의원 1404명 가운데 1039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남 의원은 524표, 김영선 의원은 512표를 획득(무효 3표), 승자와 패자간의 표차는 불과 12표에 지나지 않았다.

즉 김영선 의원이 남경필 의원 쪽 사람 7명만 끌어 들였다면, 일시에 뒤집어지는 그야말로 피말리는 접전이 이루어졌다는 뜻이다.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남 의원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김영선 의원의 승리라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우선 이번 선거는 7대 1의 불공정한 싸움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남 의원 쪽은 지난 25일 임태희·심재철·정병국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한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 이들 3명의 선대위원장 이외에 3명의 공동 선대본부장 명단도 발표했다.

즉 남경필 의원과 이들 선대위원장 3명+선대본부장 3명=7명에 맞서 김영선 의원은 혈혈단신으로 링에 올라선 것이다.

물론 김영선 의원과 함께 링에 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껏해야 홍문종 전 도당위원장의 링 밖에서의 조언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7대 1의 싸움에서 불과 12표차로 이긴 것을 과연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번 경선의 승자는 오히려 김영선 의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의원을 진정한 승자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또 있다.

남경필 의원 진영에서 주장하듯이 이번 선거는 경기남부지역에서 남 의원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경기북부지역은 김영선 의원에 대한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다.

그런데 투표를 실시한 곳이 어디인가. 수원이다.

1404명 가운데 1039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결국 365명이 불참했다는 것인데, 불참자들 거주 지역을 분석해보면 북부지역이 훨씬 많을 것이다. 경기북부지역에서 수원까지 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만일 수원이 아니라 의정부나 고양시 등에서 투표를 했다면 결과가 뒤집어졌을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이다. 어쩌면 경기북부지역 대의원들을 고려해 의정부 지역에 제2투표소 하나만 더 설치했더라도 결과는 달라졌을지 모른다.

이기긴 남 의원이 이겼으되, 내면적인 승자는 김 의원이라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따라서 김 의원은 이번 패배로 인해 실망하거나 좌절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대의원들의 뜻을 파악하고, 그 뜻을 받드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남 의원은 스스로 “승리했지만 그 안에서는 절반의 반대자가 있다는 준엄한 깨달음을 주었다”고 밝힌 만큼, 약속대로 화합을 위해 모두 끌어안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특히 사실상 이기고도 패자가 되어버린 김영선 의원에 대한 배려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만에 하나 ‘패거리 정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남 의원을 지지해 준 대의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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