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의 결단을 환영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9-25 20: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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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승 편집국장 {ILINK:1}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은평뉴타운을 포함한 모든 서울시 공공아파트의 80% 완공 후 분양과 분양원가 공개검증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대시민 발표문’을 발표했다.

이는 은평뉴타운의 높은 분양가가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시민일보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필자는 이를 환영하는 바다.

특히 오 시장이 “서울시가 공급하는 모든 공공 아파트의 분양가격산정시 전문가 등 시민이 참가하는 ‘분양가심의위원회’의 공개 검증을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필자의 ‘민관분양가 심의위원회’구성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어서 더 없이 반갑다.

후분양제는 아파트를 짓기 전 분양하던 기존방식과 달리 아파트를 짓고 난 뒤에 분양하는 제도다.

이미 정부는 내년부터 40%공정이 진척된 뒤 APT를 분양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공급규칙’을 마련한 상태다.

그런데 서울시는 이보다 규정을 더 엄격하게 적용해 건설공정이 80%이상 진행됐을 때 분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이 같은 결단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고분양가 부작용을 차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주택가격이 높은 서울 지방정부의 책임자가 직접 약속한 사항이니만큼, 그 파급력은 상당히 클 것이다.

사실 은평뉴타운 발(發) 고분양가 후폭풍은 김포신도시, 서울 뚝섬, 고양 풍동 등 향후 고분양가가 예상되는 유사한 지역의 집값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기존 집값 오름세가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은평뉴타운 분양 예정가 발표이후 부동산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은평 뉴타운에 촉발된 고분양가는 제일 먼저 사업시행인가가 이뤄진 여타 뉴타운으로 확산, 고분양가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이들 뉴타운들도 분양가 수준을 더 올려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북지역의 중소형 주택가격마저 급격히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은평뉴타운 고분양가 책정 이후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놓자’는 심리가 확산, 마포 등 강북지역의 중소형 주택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을 받지 않아 향후 고분양가가 예상되는 서울 마곡지구 등 도시개발사업구역과 세운상가일대ㆍ장위ㆍ신길뉴타운 등 재정비촉진 시범지구를 비롯한 뉴타운 지역으로까지 나비효과가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고분양가에 따른 주변 집값 급등 현상이 자칫 서울 및 수도권 전체로 급속히 확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오 시장의 결단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이 같은 우려를 일시에 잠재울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당장 시장이 시끄러우니까 잠재우고 가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집값 상승에 근본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냉소적인 시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후분양을 하면 오히려 주변지역의 집값을 더 올려놓는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즉 후분양제로 가게 되면 건설사가 떠안을 금융부담이 수요자들에게 전가되는 만큼 분양가는 더 오르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뉴타운은 이명박 전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대표작품이다. 그런데 그로 인한 비난은 오 시장에게 쏟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공(功)은 전 시장이, 과(過)는 후임시장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가 분양가의 거품을 빼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 점이 중요하다. 오 시장의 의지가 있는 한, 이에 따른 구체적인 방법은 앞으로 논의하면서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다.

당장 확실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해서 면박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
사실 중앙정부도 실패한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서울시장이 나서겠다는 의지표명만으로도 이미 절반정도는 문제가 해결 되지 않았는가.

최소한 은평뉴타운의 기대심리로 분양가를 올리려는 인근 지역의 움직임은 대폭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쪼록 오 시장의 이 같은 결단이 공약(空約)으로 끝나지 않고, 서민들에게 꿈을 안겨주는 공약(公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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