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통합의 깃발을 들고 일관성 있게 대통합을 외치면 대통합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을 나온 23인에 대한 우리사회 일각의 매질은 혹독했습니다.
‘배신자’니 ‘보따리장수’니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이 가해졌고 “반드시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퍼부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가해지는 온갖 험담을 우리는 당당히 감수할 것입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것처럼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틀을 고수하려는 관성을 깨는 방법은 한가지뿐이었습니다. 민심에 다가가기 위해 욕먹더라도 변화하고 달라지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통합을 위해 먼저 깃발을 든 23인은 그동안 별로 잘난 척도 안했고 눈에 띄게 나서지도 않았던 전문가 그룹이 대부분입니다.
중도개혁세력이 하나 되는 대통합을 위해 누군가는 밀알이 되어야 한다고 해서 당을 박차고 나온 사람들인 것입니다.
‘버려서 얻으리라’라는 마음으로 당을 나왔는데 어느 순간에 우리는 난파선에서 살려고 뛰어내린 무책임한 기회주의로 전락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우리를 보라고 목소리 높이는 이들 때문에 말입니다.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 창당은 별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중도개혁세력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다수당인 우리당의 울타리부터 허무는 기득권 포기가 그 첫걸음임을 삼척동자도 압니다. 다시말해 열린우리당부터 대통합을 위해 당의 틀을 해산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다른당과 각계각층의 유능한 인사들의 대통합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열린우리당은 통합신당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어떻게 대통합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입니다.
대통합이라고 해서 무조건 몸집만 불리는 통합이어서는 결코 안될 것입니다. 수구기득권세력과 급진 좌파세력을 배제한 중도개혁세력이 하나되는 원칙있는 통합신당이여야 합니다.
대통합의 깃발을 든 우리는 다시 한번 외칩니다.
만약 우리가 대통합을 견인해 내지 못한다면 온몸으로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달게 받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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