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열린우리당이 조용하다.
여당노릇을 하다가 졸지에 애매모호한 제2당 신세로 전락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그 익숙한 ‘곡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물론 이유는 하나다. 그것이 ‘기만탈당’이요 ‘위장이혼’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내 통합신당파가, 노 대통령의 탈당이 ‘노무현색’을 빼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것이 위장이요 기만임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결국 노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 모두 서로가 한통속이 되어 국정을 파탄지경으로 내몬 책임을 희석시켜 보려는 얕은 술책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흔히 기업의 비자금이나 탈세 등 범죄행위를 통해 얻은 수입을 불법적으로 조작해 자금출처를 은폐함으로써 추적을 어렵게 하는 행위를 돈세탁, 자금세탁이라고 한다. 이른바 검은돈을 다른 계좌에 넣었다 뺐다 하는 등의 수법으로 자금 추적을 어렵게 하는 행위다.
돈세탁은 여러 금융기관으로 돈을 옮기면서 잘게 쪼갠 다음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무기명의 양도성예금증서를 사거나 단자사ㆍ투자신탁 등에 가명으로 수표를 입금시킨 뒤 다음날 다른 수표로 찾아가는 등 방법도 다양하지만 궁극적 목적은 부정한 검은 돈의 추적을 어렵게 하려는 데 있다.
작금에 노대통령까지 가세해 열린우리당이 보여주고 있는 ‘위장이혼’, ‘기획탈당’, ‘기만탈당’ 역시 요사스런 ‘분산수법’을 통해 국정운영의 실패를 책임지울 주체를 헷갈리게 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잘못과 치부를 감춤으로써, 결국 국민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려는 ‘돈세탁(money laundering)’ 방식의 ‘정당세탁(party launderin g)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이 늘 주장하는 정치개혁이란 결국 ‘정당세탁’에 불과했던 셈이다.
세탁은 때를 제거하여 의복의 아름다움과 위생적 기능을 회복시키고 섬유의 피로를 풀어주어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잘못에 대한 반성을 포함해 정당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배인 때를 제거하는 진정한 의미의 ‘세탁(washing)’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거해야할 추악한 더러움을 감추고 호도하기 위해 ‘노란 옷’을 입었다, 찢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는 얄팍한 술수나 부리고 있으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열린우리당이나 노대통령이 그간 단 한번이라도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스스로를 ‘세탁’한 적이 있었던가.
국민은 저들의 요사스런 술수에 넘어갈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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