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되고자 할 수는 있지만, 굳이 시대에 역행하는 수구냉전 정당의 주인이 될 이유가 있는가? 진정 시대의 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이제 고행의 길을 떠나야 한다.
손학규 전 지사가 현재의 한나라당 경선 룰은 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하며, 거기에 ‘들러리’를 설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미 한나라당의 서자이며 들러리일 뿐이다. 손 전 지사 개인에 대한 평가와는 관계없이, 한나라당 본류인 수구냉전세력들의 속내가 그렇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본심은 ‘지금 이대로’이다. 50%에 육박하는 정당지지도, 50%를 넘나드는 대권주자가 있기 때문에 빅2를 제외한 군소 후보들의 목소리는 성가시기만 할 것이다. 다만, 이명박과 박근혜의 낯 뜨거운 검증공방이 확전되어 자칫 집권 가도에 차질이 생길까 전전긍긍할 뿐이다.
손학규 전 지사로서는 당내 지지율 3위이지만, 범개혁세력 대권 후보 지지율은 무려 6배를 넘는 수치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소리와 시대적 요구에 귀기울여야 한다. 평화·개혁·미래세력에 대한 국민의 잠재된 열망과 지지를 폭풍처럼 끌어올릴 역사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부자와 특권층의 귀족 정당-한나라당에서 똑바른 소리를 하는 서민출신 서자에게 관심을 기울일 사람은 없다.
벽을 두드린다고 문이 되지 않는다. 마술의 세계에서나 가능하지 현실 정치에서는 불가능하다.
손 전 지사가 마술의 환상에 빠져 벽을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자신을 부르는 시대의 소리가 가려져 버릴까 걱정된다.
거듭 말하지만, 손 전 지사는 이제 서자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자신의 본영인 평화·민주·개혁·미래번영의 드넓은 대지로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자신의 지향성과 가치를 가지고는 결코 의미 있는 승부를 할 수 없다.
한국사회의 미래와 올바른 전진을 위해서는 강하고 유능한 중도개혁세력의 재결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진보세력의 좌절과 위기로 흩어졌던 제 세력들이 다시금 모여야 한다. 이만한 일을 통찰하고 책임 있게 나서는 사람들이 바로 지도자다.
그의 좌우명의 원문(임제록·臨濟錄)은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어느 곳에서나 주인이 되면, 서는 곳마다 참되다)이다.
국민과 시대의 요구와 함께하는 참된 곳을 진정으로 찾고자 한다면 적어도 그곳이 수구본영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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