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오후가 슬프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3-05 16: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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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 어제는 처연하게 비가 내렸다. 하늘에서 눈물이 비가 되어 내렸다. 2007년 2월 27일. 꽃다운 청년 윤장호. 너무도 잘생기고 효심이 가득했던 모범 청년 윤장호 병사가 제대 3개월을 남겨놓고 아프카니스탄 바그람 미군 공군기지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자살 폭탄테러에 의해 희생되었다. 2004년 6월 이라크 낯선 이국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테러범에게 납치되어 죽음보다 더 무서운 공포를 느끼며 사라져 간 故 김선일씨의 눈물도 비처럼 서울 공항에 흩뿌려 졌으리라.

2003년에 파견된 건설공병지원부대(다산부대 147명)의 일원으로 부모님의 반대에도 자원해 활동해 온 윤병장이었다. 어머님이 항암치료로 머리가 빠지자 아들로서 삭발을 하고 어머님의 쾌유를 빌던 참으로 착한 대한의 아들이었다. 이렇게 착하디착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을 희생을 무릅쓰고 오로지 미국을 위해 언제까지 우리는 미국의 세계 침략정쟁에 부역을 할 것인지 대한민국 정부는 답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문제에 가려 별로 주목도 받지 않고 파병 연장에 쉽게 동의를 해준 국회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작년 12월 정기국회에서는 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 처리로 시끄러웠다. 그런데 윤장병의 죽음을 불러온 아프칸 공병부대 파병 연장동의안은 국회에서도 언론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다. 전투병 파병이 아니기에 무사안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국회도 이제 무관심과 무사안일이 무고한 한 생명을 이렇게 처참하게 앗아 갈수 있다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때 찬성을 해놓고 이제 반성한다며 인터넷에 언론플레이를 하는 어떤 국회의원을 보며 불순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서글프다. 차라리 침묵하라.

아무리 세계의 질서가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누가 보아도 미국의 부도덕한 침략전쟁에는 단호히 ‘NO’라고 외쳐야 한다. 우리보다 국력이 약한 미국 캘리포니아 인접국가 멕시코도 미국의 친구중의 친구 나라인 캐나다도 미국의 침략전쟁에 동참하지 않았다. 이라크에서는 65만명의 이라크 국민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쟁의 희생자가 되었다. 윤병장의 사지(死地)가 된 아프칸에서도 450여명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누구를 위한 전쟁이고 누구를 위한 파병인가?
해외에 파병되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하여 조속한 철군을 서둘러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라크를 향해 총 한방 쏘지 않았다. 제발 김선일을 살려 달라.”는 절규가 하얀색 현수막이 김선일의 고향 부산 안창마을에서만 잠시 나부끼는 것은 아니다. 이라크의 사막에서도 아프칸의 산악지대에서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생명을 건 모험을 하는 한 언제든지 이러한 현수막이 내걸릴 것이다. 슬픔의 비가 그치고 안개가 자욱하게 낀 찌뿌둥한 대한민국의 오후가 슬프다. 故 윤장호님의 명복을 빈다. 부디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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