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캠프, ‘4% 승리’를 장담하는 이유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7-27 15: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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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 승 편집국장 {ILINK:1}최근 네티즌들 일각에서 아프간 사태 등으로 인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박근혜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큰일 날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 다 이긴 경선을 연기하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실제 그는 “이대로 가면 반드시 박 후보가 이긴다. 그 차가 4%정도다. 따라서 절대 경선을 연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비록 이명박 후보의 거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래도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도보다는 5%~10%가량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무엇을 근거로 그토록 ‘필승’을 확신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더구나 ‘4%’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하는 것을 보면, 단순한 희망사항은 아닌 것 같았다.

필자는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그래서 시민일보 정치부 기자에게 분석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구해보라고 지시를 내렸다.

기초자료를 토대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으며 밤새워 분석한 결과 박 캠프가 그토록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한나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인단의 구성 비율을 대의원20%, 당원30%, 국민참여30%, 여론조사20%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이른바 당심이라고 불리는 대의원과 당원을 대상으로 한 표심은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단지 캠프에 따라 오차범위내로 자신들이 앞서고 있다고 주장하는 점만 다를 뿐이다.

따라서 당심은 양 진영이 5대5로 보는 게 현재로서는 타당할 듯싶다. 문제는 민심이라고 불리는 국민참여 투표인단과 여론조사다.

먼저 20%가 적용되는 여론조사를 살펴보자.

현재 각 언론사가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통계청 비율에 맞춰 표본을 선정하는 일이 거의 없다. 비용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반면 당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는 반드시 통계청 비율에 맞추도록 돼 있다. 따라서 현재 5%~10% 차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이 격차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계산해 보자. 그것도 5%의 차이가 아니라 10%차이를 인정하고 계산해 보도록 하자.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그러자면 30%가 적용되는 국민참여 경선인단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면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조직국이 지난 6월 25일부터 2주일 동안 8개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전화 면접으로 일반국민 경선인단 6만9496명을 선정했다. 그 자료를 입수해 구체적인 연령대별 비중을 분석해보니 20·30대 25.2%, 40·50대 34.5%, 60대 이상 40.3%였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명박 후보는 주로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의 지지도가 높은 반면, 박근혜 후보는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 20일 TNS코리아 조사에서 전체 유권자들에게 물어본 ‘한나라당 후보 적합도’에서 이 후보(45.6%)와 박 후보(35.8%)의 차이는 9.8%포인트였으며, 이 후보는 20·30대에선 16.9%포인트 앞섰지만 60대 이상에서는 박 후보에게 7.7%포인트 뒤졌었다.

이는 국민경선투표인단 중에 이명박 후보 지지도가 높은 연령층은 25.2%인 반면,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연령층은 40.3%로 무려 두배 가까이나 많다는 뜻이다.

특히 역대 선거를 보면, 젊은 층보다는 노년층이 상대적으로 투표율까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박근혜 지지자들이 이명박 지지자들보다 투표 참가율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박 후보에게 유리한 영남권 지역의 투표율이 70%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이 후보에게 유리한 수도권 지역의 투표율은 40~50%대에 불과할 것이란 전망도 무시할 수 없는 사안이다.

현재 박근혜 후보는 영남에서 이른바 ‘박풍’이라고 불리는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반면, 서울시장 출신의 이명박 후보는 수도권 지역에서 ‘대세론 후보’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역대 선거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들 가운데서 영남지역민들의 투표율이 높은 반면, 수도권지역민들의 투표율은 매우 저조했었다.

박 캠프가 “4% 승리”를 확신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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