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에서 패한 진영의 인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그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승자인 이명박 진영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는 것과는 확실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형태로든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MB진영에서는 미우나 고우나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와 ‘살려 달라’고 애걸복걸할 수밖에 없다. MB가 먼저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며 ‘빅딜’을 간청하게 된다. 그 때까지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면 된다. 아쉬울 것이 없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래서 필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가 떨어지는 경우라면 두 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BBK나 DMC에 이명박 후보가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명박 후보는 절대로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가 손을 내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공세를 차단하는 역할은 순진한 박근혜 진영사람들보다 오히려 싸움에 이골이 난 뉴라이트 진영 사람들이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을 ‘이명박당’으로 만들면서 뉴라이트 진영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은 바로 이 같은 일을 예측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예 기대도 하지 말라.”
필자는 인순간 그의 표정이 심각해지는 것을 읽으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나 두 번째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BBK나 DMC폭탄에 의해 허물어지는 것을 기다렸다가 ‘대안론’ 혹은 ‘불가피론’을 들고 나오는 사람이 있다면, MB는 그의 출마를 저지하기위해서라도 박근혜를 찾아가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니 그냥 무릎을 꿇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든 당권과 새도우내각 구성권까지 넘겨주겠다는 제의가 들어 올 수도 있다. 물론 그 때가면 이재오 최고위원은 불행하게도 팽(烹)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가 결국 박 전 대표에게 힘이 된다는 뜻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대화가 진행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았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필자가 예견한 그 대로 흘러가고 있다.
이회창 출마설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명박 후보 진영은 몸이 달았다.
단순하게 몸이 단 정도가 아니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노출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가 이회창 출마와 관련된 여론조사에 대해 “그런 조사를 뭐 하러 해”라며 ""왜 일어나지 않을 일까지 넣고 그러나""라고 짜증을 부린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급해진 이명박 후보가 31일 박근혜 전 대표 '달래기'에 적극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 전 대표를 적극 끌어안아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출마 의지도 꺾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즉 박 전 대표를 잡는 것이 바로 이 전 총재를 잡는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 후보는 측근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공석 중인 지명직 최고위원 추천권을 사실상 박 전 대표에게 일임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 후보가 지난 30일 함께 제주를 방문한 강재섭 대표에게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당 화합을 위해 강 대표가 전적으로 알아서 해달라""는 의사를 표했고, 강 대표는 박 전 대표에 전화를 걸어 인사 추천을 요청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금명간 박 전 대표를 만나 협력을 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8월 경선에서 패한 박 전 대표 측은 그동안 숨죽이며, 지내야 했다.
실제 친이(親李) 진영은 주요 당직과 시.도당을 독식하는 것도 모자라 하위당직자들까지 대거 친이 진영을 인사들을 중용하는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를 지지한 것이 무슨 죄냐”고 하소연 했을 정도이니, 그 상황이 얼마나 비참했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다.
그런데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이제 아쉬운 것은 박(朴)이 아니라 이(李)다.
박근혜 진영은 느긋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선택을 하더라도 반드시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박근혜 전 대표가 ‘꽃놀이패’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회창 전 총재가 출마를 포기하는 순간, 이런 ‘꽃놀이패’도 물거품이 되고 만다.
아무튼 이명박 후보가 언제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가 무릎을 꿇게 될지, 그 날을 기다려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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