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네티즌이 이명박을 추적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11-29 14: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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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조갑제 전 월간조선편집장이 29일 닉슨과 이명박, 워터게이트와 BBK를 서로 비교하며 쓴 글이 장안의 화제다.

조씨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이명박 후보가 의혹을 안은 채 당선된 다음이 진짜 문제”라면서 닉슨의 운명과 이명박 후보의 운명이 서로 닮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을 가지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자신만 몰락하는 것이 아니라,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후에 1974년 11월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했던 것처럼 내년 4월의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대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다.

어쩌면 한나라당 의원들도 이 점을 걱정하고 있을지 모른다. 곽성문 의원이 이날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이회창 무소속 후보 쪽으로 옮겨간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일 것이다.

실제 곽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탈당하기로 결심을 굳혔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는 마지못해 이명박 후보 지원유세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표에게서도 감지된다.

박 전 대표는 같은 날 고 육영수 여사 82주기 탄생일을 맞아 옥천 여성문화회관 앞마당에서 열린 숭모제 직후 기자들과 만나 “BBK 문제는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검찰조사에서 BBK와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것으로 나와도 유세를 계속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에서 발표를 하면 그것은 그 때 보고 또 판단할 일""이라면서 유세를 재고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 역시 BBK 문제가 이명박 후보 개인 운명은 물론, 한나라당의 미래까지 망가뜨릴지 모른다는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당연한 전망보다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조갑제씨의 주장처럼 닉슨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워터게이트 사건이 본격적으로 커진다.

워싱턴 포스트의 두 사회부 기자가 연속적으로 특종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은 모두 무명의 기자였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당시에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신문사였다.

내로라하는 대형언론사의 유명한 기자들이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은 사안에 대해 자그마한 신문사의 무명기자들이 관심을 갖고 뛰어 들어 결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대형화 한 것이다.

뒤늦게 다른 언론도 합세했으나, 이미 모든 영광은 워싱턴포스트와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의 두 무명기자에게 돌아간 뒤였다.

이는 오늘날 BBK 의혹을 다루는 신문사들의 행태와 너무나 흡사하다.

실제 조.중.동을 비롯한 대형 언론사들이 BBK 의혹을 다루는 데 무관심한 반면, <시민일보> 등 극히 일부의 신문사만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세상이다.

네티즌 한 사람, 한사람이 곧 언론인이다.

신문사에서 월급을 타먹는 기자들이 BBK 문제를 외면한다고 해서 감춰질 사안이 아니다. 이미 네티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진실을 추적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네티즌들은 과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인터뷰 자료들을 찾아내 세상에 공개하고 있다. 물론 인터뷰 내용은 모두 ‘BBK가 이명박의 것’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들이다.

따라서 아무리 이 후보가 자신은 BBK와 무관하다고 억지를 부려도 안 되게 돼 있다.

혹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이후에 인터넷 강제 폐쇄명령을 내리고 네티즌의 눈과 입을 봉쇄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는 한 네티즌의 끈질긴 추적은 계속될 것이다.

이는 닉슨을 벼랑으로 몰고 갔던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의 추적보다 더 무섭다.

1000만 네티즌 세상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인터넷 상에서는 그들 한 사람 한사람이 곧 기자나 마찬가지다. 그들의 눈과 귀를 무엇으로 가리겠는가?

언젠가는 반드시 발각될 거짓이라면 차라리 이 시점에서 솔직하게 모든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려 백배사죄하는 게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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