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에 서로 원수지간이었던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뜻으로, 서로 적의를 품은 자들이 같은 처지나 한 자리에 놓임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같은 배를 탄 두 사람이 비록 원수지간이지만 바다를 건널 때 거센 풍랑을 만나면 서로 힘을 합쳐 그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서로 반목하면서도 공통의 이해에 대하여 협력하는 일을 비유할 때 이 고사성어가 사용된다.
그런데 한나라당 내에서 이명박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의 오월동주가 시작됐다.
이 당선자와 박 전 대표는 모두 한나라당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있다.
한 배를 타고 있는 이상 둘이 힘을 합쳐야 한다. 무게 중심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리면 배가 뒤집힐 위험이 있고, 결국 모두 익사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손을 맞잡았다. 둘은 지난 29일 당내 최대현안으로 부상한 공천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으며,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공천문제를 둘러싼 당내 불협화음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먼저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자에게 ""공천 문제나 이런 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초석인데 거기서부터 삐꺽거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고, 이에 대해 이 당선자는 ""내 생각도 똑같다, 국민에게 밥그릇 챙기기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그는 ""아주 공정하게 잘해야 할 책임이 당 대표에게도 있고 우리가 옆에서 그렇게 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공천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오월동주’다.
일단 필요에 의해 양측이 손을 잡았지만, 배가 목적지에 다다르면 둘은 다시 상대를 향해 칼을 겨누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는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거센 풍랑을 헤쳐 나갈 때 힘을 합쳤다가, 목적지에 다다르자 다시 적(敵)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것이다.
여기서 양측이 필요로 하는 것이란 내년 총선에서의 한나라당 승리다. 이 당선자 입장에서는 향후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원내 다수의석이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다. 특히 BBK 특검법으로 당선자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 지원은 절대적이다.
그러자면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남은 유일한 대중정치인인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많이 다녀줘야 한다. 따라서 이 당선자는 결코 박 전 대표를 홀대 할 수 없는 입장이다. 만일 박 전 대표가 공천 갈등으로 인해 끝내 입을 닫아버리면, 그 손해는 한나라당은 물론 이 당선자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당선자가 박 전 대표의 힘을 필요로 하는 것은 딱 ‘거기’까지 만이다. 그 이후에는 오히려 ‘박근혜’라는 브랜드가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될 뿐이다. 정몽준 의원을 끌어들인 것도 총선 이후 박근혜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일 것이다. 즉 이 당선자는 총선 이후 박근혜를 토사구팽하고 정몽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박 전대표 입장에서는 공천배제 위협을 받고 있는 자파 출신 원내외 위원장들에게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 그러자면 현재 공천 문제 등에 있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지니고 있는 이 당선자와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야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이명박 당선자 공신(功臣)들의 발호를 적절히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벌써부터 각 지역구에는 뉴라이트 출신 인사들이 대선에서의 공로를 앞세워 박근혜 측 원내외 인사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자파 원내외 위원장들을 보호하고, 그들을 내년 총선에 출마시켜야 하는 절박함이 배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총선이 끝나면 박근혜 역시 이 당선자의 도움이 필요치 않다.
총선에서 자파 의원들을 많이 당선 시킨 박 전 대표는 그 여세를 몰아 내년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게 될 것이고, 그 때부터 박근혜 정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5년 후를 기약하기 위함이다.
결국 내년 총선까지 ‘한나라당 승리’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 두 사람이 한배를 타고 가지만, 그 이후 두 사람은 각각 다른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래서 정치는 오월동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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