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 하 승 신(神)이 아닌 이상, 사람이 살다보면 어쩌다 거짓말을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이라면 그 거짓말로 인해 양심에 가책을 받거나,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상적으로 거짓말하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모른다.

심지어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할 만큼, 양심이 마비돼 버리기도 한다.

은밀하게 대운하를 추진하는 MB정부가 꼭 그 모양이다.

우선 정부는 대운하 사업을 설명하면서 ‘정부의 돈을 한 푼도 안 들이고하는 100% 민자 유치사업’이라고 떠벌리고 있다.

그러나 거짓이다.

대운하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국책연구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이태 연구원은 최근 포탈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을 통해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 계획""이라고 폭로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대운하가 아니라 4대강 정비사업일 뿐이다.

물길 잇기는 나중에 검토하겠다'고 해명했으나 이마저도 거짓말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난 셈이다.

4대강 정비사업에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투입될 것이다.

어쩌면 국민복지예산 가운데 상당액이 이쪽으로 전환될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서민들은 복지혜택을 기대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미 국민의 혈세가 대운하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예산으로 사용되고 있다.

결국 돈 한 푼 안들이고 대운하를 할 수 있다는 정부의 말은 모두 거짓인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 같다.

실제 국토해양부 측은 뻔뻔하게도 김이태 연구원의 폭로를 “연구원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물론 이번 한 번만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필자는 김이태 연구원의 말보다 그래도 공신력 있는 정부의 말을 더 신뢰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MB 정부는 일만 열면 거짓말이다.

실제 정부는 대운하는 경제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떠벌렸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하는 정부의 문서를 보니 그게 아니다.

실제 지난 3월 국토해양부 내부 문건은 ""민간 사업자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관광단지 개발같은 부대사업을 적극 지원한다”고 기록돼 있었다.

즉 정부도 대운하가 경제성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개발특혜를 주어서라도 무조건 대운하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대운하는 민자유치를 빙자한 대기업특혜사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도대체 MB 정부는 왜 금방 들통 나고 말 거짓말을 반복하면서까지 이토록 대운하에 집착하는 것일까?

네티즌들은 ‘리베이트’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필명의 네티즌은 “대규모토목사업을 시행하면 자신에게 떨어질 콩고물이 엄청날 것”이라며 “거대건설사들은 대형사업으로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기업들이 뱉어내는 리베이트는 운하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정부 요직의 관리들과 그(MB)가 손에 거머쥘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망할 일을 해 놓을 때 그(MB)가 얼마나 많은 리베이트를 건설사로부터 받을 지 생각해 보라”며 “그의 금고에 돈을 채워 넣을 생각이 아니라면, 정신병자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물론 필자는 이 같은 네티즌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떻게 벌었든 MB는 돈이 많은 재력가다.

그리고 그 재산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바 있다.

물론 지금 그 약속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빈말이라도 그런 약속을 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설마하니 리베이트 욕심 때문에 나라를 망칠 일을 하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러면 왜 국민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MB는 이처럼 대운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일까?

그 점을 필자도 모르겠다.

그래서 답답할 뿐이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MB 정부는 지금 대운하와 관련해 ‘양치기 소년’이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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