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유일한 희망 맹형규 수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6-23 11:31:56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 하 승 MB가 최근 성난 촛불민심을 달래기 위해 ‘인적쇄신’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하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처럼, 내각 개편에 앞서 실시된 청와대의 개편은 예상했던 대로 수준 이하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유독 눈에 띄는 ‘보석’ 같은 존재가 있다.

바로 정무수석에 기용된 맹형규 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다.

만일 그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더라면, 청와대 쇄신은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18대 대통령 후보를 뽑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당 중심모임’의 리더로서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다.

이른바 ‘MB 대세론’이 전국을 강타하던 무렵에, 그것도 MB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서울 지역구 출신 의원이 중립을 지킨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선 당일 날까지 멤버들과 함께 중립을 지켜냈다.

이는 남경필 의원이 이끄는 유사한 이름의 ‘중립모임’이 막판까지 눈치를 보다가 결국 대세론에 이끌려 MB 지지를 선언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물론 그 괘씸죄에 걸려 결국 4.9 총선 당시 압도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버린 당의 결정에 승복하고,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전국 곳곳을 누비며 지원유세에 나섰다.

이는 마치 박근혜 전 대표가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도, 단지 여론조사 기관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상한 이유 하나로 경선에 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깨끗하게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상케 하는 일대 사건이었다.

사실 맹형규 수석은 정책위의장 시절, 한나라당이 ‘정책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사람으로서 여야 정치인들로부터도 신망이 두터운 사람이다. 특히 서울시장 경선 당시, 현장투표에서는 오세훈 시장을 누르고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었다. 다만 박 전 대표처럼 여론조사 때문에 패했을 뿐이다. 그만큼 그는 당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사다.

더구나 그는 ‘소통의 귀재’로 통한다. 그런 사람이 MB 곁을 지키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희망적이다.

어쩌면 그가 앞뒤 꽉 막힌 MB의 귀를 열어 줄지도 모른다.

그 첫 시험대가 바로 6월 30일 국회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다.

네티즌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악법인 공직선거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오는 30일 오후 2시에 국회 헌정기념회관에서 열린다.

선거법과 관련, 특히 독소조항으로 지목되는 선거법 93조는 반드시 철폐돼야할 조항이다.

이미 작년부터 3000여명의 네티즌들이 이 독소조항의 올가미에 걸려 수사를 받았고, 벌금형을 받은 네티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아끼는 게시물들이 속절없이 삭제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런 불행한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필자는 이날 그에게 18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공선법 93조에 의거, 범법자로 전락한 네티즌들의 대사면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할 것이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공선법 93조 철폐 등 악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을 것이다.

만일 맹 수석이 필자의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여 MB에게 네티즌 대사면과 공선법 개정을 건의해 주기만 한다면, 성난 촛불민심을 달래는 데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MB에게 그만한 포용력이 있느냐의 여부다.

가뜩이나 ‘인터넷은 독(毒)’이라는 등 네티즌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그가 맹 수석의 순수한 제안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라는 말이다.

만일 MB가 받아들인다면, 다행이지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MB 정부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정부다. 따라서 맹 수석 또한 그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당장 보따리 싸고 나오시라는 말이다.

아예 맹 수석이 필자의 제안을 MB에게 건의조차 않는다면, 그것은 더욱 불행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맹 수석의 인품에 비춰볼 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모쪼록 맹 수석의 입을 통해 ‘네티즌 대사면’, ‘선거법 개정 추진’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