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권을 살리기 위한 비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7-17 15: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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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독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왜, 시민일보는 이명박 정부를 그토록 신랄하게 비판하느냐”하는 것이다.

혹자는 “이명박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것이냐”고 어이없는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필자의 대답은 “아니다”라는 것.

현 정부가 무너지면, 극도의 국정혼란 상태로 인해 국가안보가 위기상황에 처할 위험성이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후퇴시키는 요인이 되고 말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서민들의 생활이 더욱 궁핍해지는 것은 불 보듯 빤하다.

따라서 서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라도 이명박 정부가 성공을 하도록 곁에서 도울 필요가 있다.

이런 면에서 이명박 정부를 향한 필자의 비판은 결국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한 조언’인 셈이다.

문제는 필자의 조언을 이명박 정부가 아예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러다보니 연일 ‘쓴 소리’를 해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제2기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한나라당 윤여준 전 의원도 지난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준 것은 시대적 변화와는 동떨어진 '독주형'리더십이었다""고이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리지 않았는가?

그 역시 이명박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쓴소리를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제발, 잘 좀하시라”는 충언일지도 모른다.

윤 전 의원의 지적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과 이명박 리더십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시대는 자율, 분권, 교감, 소통, 연대 등 절차적 민주주의를 중시하는데 반해, 이 대통령은 결과 만능주의에 빠져 있다.

결과를 위해서라면 절차적 민주주의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는 지극히 ‘경박한 리더십’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한나라당을 ‘MB당 화’하려는 그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알려줄 필요가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가 없었더라면,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무수히 많은 의혹으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MB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이 컸음은 무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대선이 끝나자마자 친이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핍박하는가 하면, 급기야 총선 공천과정에서는 대대적인 ‘친박숙청’ 작업으로 그를 아프게 하지 않았는가.

이 대통령 지지자들 가운데 영남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50대 이상에서 상당수가 이탈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비록 가장 도덕적으로 취약한 대통령이라고는 하나, 국민의 기대를 받으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이다.

따라서 앞으로 제대로 된 리더십만 발휘해 준다면, 지지율은 언제든 바닥을 치고 오를 수도 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감동을 줄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 우선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계파를 버려야 한다.

부패한 집권공신을 국정운영의 대신(大臣)으로 쓰는 어리석은 일을 되풀이해서도 안 된다.

친박계 의원들을 가슴으로 끌어안아라.

필요하다면 이 대통령 자신이 아예 한나라당을 떠나주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그리고 무엇을 이루겠다는 집착도 버려라. 청계천에 대한 환상을 접으라는 말이다.

그 환상이 ‘한반도대운하’에 대한 미련을 갖게 하고, 이런 저런 구설수를 만들지 않았는가.

모든 욕심을 버리고, 오직 국민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여라.

그러다보면 훌륭한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대통령이 민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굳이 필자가 ‘이명박 정부’를 비판할 이유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거듭 말하거니와 이명박 정부를 향한 필자의 비판은 현 정부가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라, 망해가는 보수정권을 되살리기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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