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박근혜 마케팅’ 도입하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08-14 14: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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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MB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KSOI가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에 걸쳐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총응답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에 오차범위 ±3.1p)결과다.

앞서 KSOI가 2주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8.5%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올림픽 열기로 인해 23.4%로 껑충 뛰어 올랐다.

물론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62.5%로 여전히 높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로 상징되는 한나라당 지지도 37%에는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이다.

따라서 완전한 상승국면으로 전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유가 무엇일까?

국민들이 대통령을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통령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을 얼마나 신뢰하는 지 질문한 결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무려 50.9%에 달했다.

우리나라 국민 두명 중 한명이 자신이 선택한 대통령을 믿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신뢰 한다’는 응답은 겨우 30.0%에 그쳤다.

열 명 중 세 명이 그나마 자기가 대통령으로 뽑았으니 한번 믿어보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즉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비록 10%대에서 20%대로 회복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 때문이 아니라, 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이 선전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는 말이다.

더구나 한나라당 지지도가 37%로, 민주당 17%보다 무려 두 배 이상 앞선다는 점도 이 대통령의 지지도를 20%대로 회복시키는 주요 요인이 됐을 것이다.

심지어 이 대통령이 KBS 정연주 사장을 해임한 것에 대해서도 ‘잘한 일’이라는 긍정평가(32.4%)보다 ‘잘못한 일’이라는 부정평가(45.9%)가 훨씬 더 높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이 한 일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국민의 의사표현 아니겠는가?

그러면 이 대통령과 지난해 8월 한나라당 경선에서 맞붙어 패했던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도는 얼마나 될까?

아시아경제신문이 건국 60년주년을 맞아 오피니언 리더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권주자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압도적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100명 가운데 무려 59명이 ‘박근혜’를 꼽았다고 한다.

반면 라이벌로 평가받는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지한 사람은 7명에 불과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한 사람은 3명, 정동영 전 대선후보, 정세균 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지한 사람은 각각 2명에 그쳤다.

이쯤 되면 박근혜의 지지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박근혜는 패자가 아니라, 승자인 셈이다.

단지 여론조사 기관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MB는 그 여론조사기관으로부터도 버림을 받았는지, 좀처럼 지지도가 오르지 않고 있다.

비록 이상한 ‘경선룰’ 탓에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하고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르긴 했으나 패자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국정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공안정국에 버금가는 ‘8월 대공세’를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선 논공행상에 따른 낙하산 보은인사로 구설수에 오르는가 하면, 강압적 방송장악과 살인적인 인터넷 규제로 네티즌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재벌 프랜들리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매우 높은 상태다.

도대체 뭘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

비록 촛불시위가 그 위력을 상실했다고 하는 하나, 이명박 대통령이나 정부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한 변수가 생긴 것은 아무 것도 없지 않는가.

오히려 ‘언니게이트’로 불리는 영부인 사촌언니 김옥희씨 공천비리 의혹이나 유한열 전 한나라당 고문의 국방부납품비리 의혹 등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8월 대공세’를 꿈꾸기보다, 차분하게 자신들이 추진하던 정책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게 맞지 않을까?

어쩌면 MB 정부는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고, 모든 일에 있어서 과정을 중시하는 ‘박근혜 마케팅’을 도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현재의 난국을 해쳐나가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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