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연대’를 제안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11-10 1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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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승을 거두었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 여야 각 정당과 청와대 등 정치권은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분석이 걸작이다.

그는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새로운 미국의 변화를 주창한 오바마 당선인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제기한 이명박 정부의 비전은 닮은 꼴""이라고 말했다.

즉 ‘변화’를 주창했다는 점에서 오바마와 이명박은 닮았다는 말이다.

글쎄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어떤 변화를 제기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는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같은 날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오바마 후보의 승리는 변화와 희망을 위한 미국 국민의 선택이자, 새로운 미국역사를 향한 전기""라며 ""60년 혈맹인 한미양국관계가 앞으로도 굳건한 신뢰를 토대로 더욱 성숙되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펼쳐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역시 신보수주의인 네오콘의 붕괴로 진보시대를 열었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특히 안희정 의원 같은 경우는 ‘뉴레프트’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야 정치권 모두가 환영이다.

그렇다면 오바마 승리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일단 우리나라의 뉴라이트와 같은 성격의 ‘네오콘 붕괴’를 뜻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옳다. 그러나 ‘진보시대를 열었다’는 데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그것을 ‘진보시대 개막’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따라서 ‘뉴레프트’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는 안희정 의원의 전망은 어김없이 빗나가고 말 것이다.

즉 뉴라이트도 아니지만, 뉴레프트도 해법은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이번 오바마 후보의 승리는 변화와 희망을 위한 미국 국민의 선택”이라는 한나라당의 논평에 더욱 공감이 간다.

결국 미국 유권자들은 ‘네오콘’을 붕괴시키는 선택으로 지긋지긋한 이념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동시에, 변화와 희망을 위해 ‘국민통합’의 가치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오바마의 핵심은 민주당원, 공화당원, 무당파를 다 아울러 위기의 미국을 다시 재건하자는 것이다.

거기에 인종갈등은 물론 남녀 간의 갈등이나 남부지역과 북부지역간의 갈등조차 끼어 들 여지가 없다.

그 가치, 그 시대정신이 바로 ‘국민통합’인 것이다.

이 같은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는 차기 우리나라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누가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단 필자는 ‘국민통합’ 가치를 가장 잘 실현 할 수 있는 후보가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고 생각한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박 전 대표가 지향하는 정부는 ‘화합의 정부’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선대위원장이었던 홍사덕 의원은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당 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는 ‘화합정부’로 하자”고 제안했고, 이를 박 전 대표가 수용했었다.

홍 의원은 ‘화합의 정부’에 대해 ""남과 북이 화합하고, 호남 영남이 화합하고, 빈부가 화합하고, 가진 자 못가진 자가 화합하고, 노동자와 사용자가 화합하고, 양극화가 화합하고, 갈라진 이념이 화합하여 일심단결하고 나라를 발전시키고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 전 대표는 지난 7월 15일 싱가포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발언 등을 통해 이 같은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따라서 불필요한 이념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박 전 대표가 갈망하는 ‘국민통합’ 가치를 지지하는 모든 단체에 대해 ‘국민통합연대’(가칭) 구성을 제안하는 바다.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가 서로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남북평화를 꿈꾸는 사람들, 영호남의 지역감정을 끝장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진 자와 못가진자가 서로 화합하는 세상을 그리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국민통합연대’라는 용광로를 만들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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