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도 변해야 한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8-11-20 14: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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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임승룡)이 20일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과 관련 공무원단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장외 강경투쟁에 불참하겠다""는 듯을 밝혔다고 한다.

이는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은 오는 22일 여의도에서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그런데 여기에 서울시공무원노조원 4000여명이 불참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 명분 없는 싸움의 광장으로 공무원 가족을 내몰아선 안 된다는 게 불참이유다.

대신 서울시 공무원노조원들은 장외투쟁이 벌어지는 날,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정릉노인요양원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하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사실 이들 노조원들의 지적은 전적으로 옳다.

지금 국민들은 ""IMF 때보다 10배는 더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런 때에 공무원들의 장외 투쟁은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로 인해 심각한 민심의 역풍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전략적으로도 ‘장외투쟁’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공무원들의 불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공무원연금 제도가 내년부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뀐다는데 어찌 불만이 없겠는가.

실제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를 열어 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발전위)가 지난 9월 내놓은 정책건의안을 그대로 반영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이 개정안을 이달 중 정기국회에 제출해 통과하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공무원연금 보험료를 현재의 과세소득 대비 5.525%에서 2012년까지 7.0%로 26.7% 올리고 수급액을 최고 25%까지 줄이도록 했다.

또 연금 지급 개시연령을 신규 가입자부터 현재의 60세에서 65세로 늦추게 된다.

한마디로 공무원에 대한 혜택이 큰 폭으로 줄어들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에 비하면 여전히 엄청난 수혜를 받는 셈이다.

더구나 이런 내용의 발전위 건의안은 세금으로 충당하는 연금적자 보전금이 10년 후 현재의 5배 정도로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한마디로 공무원 연금 수혜를 더 크게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장외투쟁’에 나선다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되고 말 것이다.

지금 공무원노조는 대국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민주공무원노조는 최근 전방위적 홍보활동에 나섰다고 한다.

실제 노조는 시내버스·극장·라디오·신문·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공무원노조 알리기에 나섰고, 홍보활동에만 8억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예산을 투입했다.

물론 공무원노조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다.

실제 그렇게 해서 공무원노조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는 소리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노력해서 얻은 좋은 이미지가 ‘장외투쟁’ 한 번으로 ‘와르르’무너져 버릴지도 모른다.

특히 지금처럼 국민 모두가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공무원노조의 ‘철밥통 지키기’와 같은 모습은 국민의 반감만 초래할 뿐이다.

지금은 서로가 갈등을 피해 가야할 시점이다. 노사간의 갈등은 물론, 남북간의 갈등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국민통합’이라는 대의명제 아래 서로가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시공무원노조의 ‘장외투쟁불참’이라는 선택은 박수를 받을만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특히 장외투쟁이 벌어지는 날, 대신 봉사활동에 나서겠다는 얼마나 갸륵한 일인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불우이웃에게 전달할 ‘김장담그기’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그러자 그 뒤를 이어 호박넷 가족은 물론 박사모와 근혜동산 등 박근혜를 지지하는 각 단체들이 앞다퉈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운동에 공무원노조까지 동참하고 있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부디 이번 겨울은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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