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사실상 책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 홍사덕 김무성 허태열 김경재 김영선 이혜훈 송영선 진영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물론 박희태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등 한나라당 내에서 소위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언론의 관심을 끈 탓인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필자가 굳이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박근혜 전 대표는 전 국민적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정치인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는가.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은 ‘차기 대선예비후보 지지도’ 1위,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 1위, ‘대북특사 적합인물’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일보가 12월초 창간기념으로 ‘차기 대선예비후보 지지도’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박근혜 의원이 36.0%를 차지해 압도적 1위에 올랐다.
2위에 오른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6.9%인 것에 비하면 천양지차(天壤之差)라고 할 수 있다.
설사 민주당에서 회심의 카드로 만지작거리고 있는 반기문 총장이 후보로 나선다고해도 박 전 대표와는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다.
한국언론인연합회가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비전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18일 전국 20세 이상 유권자 90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전화여론조사(신뢰구간 95% 오차범위 ±3.1%)한 결과, 응답자의 35.2%가 박 전 대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1위를 차지했고, 반기문 총장은 21.2%로 2위를 차지했다.
박 전 대표는 단순히 지지율만 높은 게 아니다.
국민들의 존경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심지어 그동안 줄곧 ‘존경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정도다.
시사저널이 최근 미디어리서치와 공동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선정,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정치인 분야에서 박근혜가 1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정치적 영향력을 평가하거나 차기에 유력한 대통령 후보감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인물까지 통틀어 ‘존경도’를 조사한 결과였다.
현재의 살아 있는 권력인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마저 제친 놀라운 결과다.
뿐만 아니라 그는 ‘대북특사 적임자’ 조사에서도 당당 1위를 차지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최근 ‘이명박 정부의 대북특사로 누가 적합한가?’에 대해 여론자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무려 응답자의 39.6%가 박근혜 전 대표를 꼽았다. 이는 2위를 차지한 김대중 전 대통령(24.6%)보다도 15%나 높은 수치다.
그만큼 박 전 대표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높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내에서의 그의 입지는 여전히 불안하다.
친이(親李, 친이명박) 측의 견제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내 친이 소장파 등을 중심으로 ‘박근혜 후보 제거하기’ 시나리오가 본격 작동되고 있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물론 겉으로 드러난 상황으로만 보자면, 박 전 대표의 당내 위상은 아직 든든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한나라당 내 친박(親朴,친박근혜) 의원은 80-90여명에 달한다. 단순히 의원 숫자만 비교하더라도 제1야당인 민주당 보다 우월한 정치적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정도면 언제든 독자행동을 하거나 마음먹기 따라서는 신당창당까지도 고려할만한 힘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더구나 최근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고전적인 ‘친박’ 이외에 ‘원박’, ‘월박’ 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박 전 대표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친이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그러면 ‘살아 있는 권력’이라고 불리는 MB는 박 전 대표를 어찌 생각하고 있을까?
박 전 대표가 차기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되는 것을 반길까?
어림도 없다.
일단 MB와 박근혜 전 대표는 경제정책과 대북정책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최근 ""통일 독일처럼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성 같은 것을 제안, 이 틀 속에서 남북 간 문제를 풀어가자""고 주장하는가 하면, ""정권이 5년마다 바뀌어서 정책 하나 뿌리내리기도 어렵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람-정책 등이 바뀌거나 대북정책이 바뀌고 있다. 이래서 되겠느냐""고 이명박 정부를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따라서 양측이 손을 마주잡고 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친이 구심점을 만들려고 할지도 모른다.
만일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마음먹는다면 어찌될까?
지난 경선과정에서 보아왔던 것처럼 정치인들은 그 속내를 알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당시 박 전 대표 측에 섰다가 조작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세론’에 밀려 친이 측으로 투항한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었는가?
마찬가지로 ‘권력’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는 MB 앞으로 머리를 조아리며, 백기를 들고 나갈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왜 박근혜인가’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 있음에도, 당내 구도 역학상 ‘반드시 박근혜가 된다’고 보장할 수는 없는 게 정치현실이다.
박 전 대표가 이 같은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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