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파시스트 발언’ 유감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2-10 12: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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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신지호 의원은 한때 사회주의자였다.

인민노련, 사회주의 노동당 등을 위해 활동한 PD(민중민주) 운동권 출신이다.

그가 이재오 전의원이나 김문수 경기도지사처럼 극단적으로 사상전향을 하고, 마침내 지난 4.9 총선에서 민주주의의 상징이라던 김근태 의원을 제치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필자는 그를 믿었다.

그래도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빈민,농민,여성 등을 위한 사상에 수년간 심취했던 자이니만큼, 당연히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일에 앞장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필자 역시 ‘사회주의는 철 지난 이론’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있는 터여서 그의 사상전향을 내심 환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의외다.

아니 의외인 정도가 아니라 그의 발언은 지나치게 과격하다 못해 마치 파시스트를 보는 것처럼 섬뜩하다.

실제 그는 10일 “김석기 경찰내정자의 자진사퇴는 문제 있다”며 “정정당당하게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참사 원인이 대부분 철거민들에게 있다는 결론이 내려져 시위를 격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힌 것이다.

앞서 신 의원은 이번 용산참사 국면에서 ""철거민들의 도심테러""라거나 “고의적 방화가능성”을 언급하는가하면, ""철거민들은 범죄집단이니 특공대 투입은 정당하다""는 등의 극단적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범죄 집단인 철거민을 때려잡은 경찰은 죄가 없으며, 만일 그 때문에 촛불시위가 격화되면 정면돌파, 즉 다시 범죄 집단인 시위대를 때려잡으면 된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에게 있어서는 철거민이나 시위대에 참석한 시민들이 모두 같은 범죄 집단일 뿐인 것 같다.

그렇다면 도대체 전향한 PD운동권 출신들은 왜 사회적 약자인 소외계층을 더욱 적대시하면서 이처럼 파시스트화 하는 것일까?

그것은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 내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잘 알다시피 운동권은 지난 80년대부터 NL(민족해방)과 PD(민중민주)로 양분됐고, 각 대학의 총학생회는 이들 양대 세력의 격전장이 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그들 운동권 세력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장악했다.

PD는 이재오 김문수 신지호 등이 한나라당에 투항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내고, 이명박 정권의 핵심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NL은 안희정,이광재,정윤재,오영식,이인영 등이 민주당으로 들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했었다.

물론 PD의 일부는 노회찬 등 진보신당으로, 도 NL의 일부는 민노당으로 분화되기는 했으나, PD와 NL 운동권 출신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핵이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PD가 투항한 한나라당은 공교롭게도 기득권 세력의 지지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력한 우파의 모습을 연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그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오죽하면 이재오 전 의원이 3월 귀국을 앞두고 백두산에서 “이명박 만세”를 외쳤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하지만 실제 현실은 “이명박 만세”를 외칠 만큼, 그렇게 좋은 형편이 못된다.

아주 죽을 쓰고 있다.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에서 30%대로 크게 뛰어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바닥수준이다.

그래서 PD운동권 출신들은 ‘우파의 결집’을 위해 파시스트가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발언은 좌파 표심은 물론 중도성향의 표심까지 모두 등을 돌리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좌파결집’을 모색하는 발언을 자주했고, 그로 인해 한 때 지지율이 40%대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중도표심이 모두 등을 돌려버린 사실을 명심하라는 말이다.

지금은 좌파든 우파든 끼리끼리 세결집을 시도 할 때가 아니라, 국민통합을 모색하고 서로가 합심해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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