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보수 인사 ‘쓴소리’를 들어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3-11 15: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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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 하 승 진보 진영의 정치웹진 사이트 <서프라이즈>에 ‘보수인사들 이명박 맹공’이라는 글이 올랐고, 11일 오후 2시 30분 현재 1615명이 조회를 했으며, 누리 점수도 369점으로 매우 높은 편이었다.

어쩌면 보수 진영 인사들의 글이 진보 진영 사이트 올라 이처럼 많은 조회 수와 누리를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일지도 모른다.

이는 보수 인사들의 이명박 정부를 향한 비판이 진보 진영 지지자들에게도 먹힐 만큼 강도가 높았음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는가.

실제 그 글에는 인명진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과 보수논객 이상돈 중앙대 법대 교수 및 필자가 최근 방송이나 칼럼 등을 통해 현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인명진 목사는 지난 10일 불교방송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를 거론하며 ""참 좋게 생각했는데 오히려 지난 정권보다 이념적 대결 국면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탄식한 뒤 ""자기하고 의견이 조금 다르면 '좌파다' 이런 식으로 매도되는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참 안타깝다""고 정부여당에 일침을 가했다는 것.

또 그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진보 보수의 이념적 갈등이 더 첨예하게 대립이 되어 있고 옛날에 우리가 10년동안 겪었던 것과 똑같은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념을 극복하고 실용의 대선 공약, 국민들에 약속했던 거, 이것을 다시 정신을 차려서 찾는 것만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가져올 수 있는 길""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인 목사는 이 대통령이 순방중 야당의 비협조에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해서도 ""내가 그 말씀을 들으며 한 가지 생각한 것은 혹시 그 나라의 여당은 야당에게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하는 걸 보셨는가? 그 나라 대통령은 야당 지도자들에게 어떻게 하는가를 살펴보셨는가?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이 하는 거, 여당이 하는 거처럼 야당에게도 하고 국민들에게도 그렇게 했는가? 였다""며 ""자꾸 남 탓만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 처리에 대해서도 ""불문곡직하고 그냥 힘자랑 하고 밀어붙이려고 하고 생각도 없고, 국민들이 뭘 걱정하는지를 염려하는 거 같지도 않다""고 비난했다.

앞서 전날 이상돈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불신의 늪에 빠진 사법부’라는 글을 올리고 “이용훈 대법원장은 신영철 당시 서울중앙법원장의 이메일은 판사는 자기 소신에 따라 판결하고 다른 영향을 받지 말라는 원칙론을 말한 것 뿐이라고 하나, 그것을 곧이들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번 사태를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로 나누어 보는 시각도 있는 모양”이라며 “그러나 과연 그런 도식(圖式)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보수진영에서는 이용훈 대법원장을 노무현 대통령의 ‘대못’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이용훈 대법원장에 대해 ‘좌파 판사’들이 이념적으로 반기(叛旗)를 들었다는 해석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보수 인사들은 왜 이처럼 이명박 정부나 이른바 수구 꼴통 진영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 내는 것일까?

‘강부자’ ‘고소영’ 내각이라는 비도덕적 정부에 대해 염증을 느낀 나머지 차라리 진보 진영이 정권을 바라는 마음 때문일까?

그것은 아니다.

오히려 차기 대권에서 보수진영의 후보가 재집권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던지는 충언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즉 차기 보수 정당의 대권후보는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은 이명박 대통령과 분명하게 선을 긋고 독자적으로 나가는 게 훨씬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말이다.

사실 지지율 20%대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는 그런 형편없는 대통령과 보수 진영이 운명을 함께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념논쟁을 부채질하면서 비록 수구꼴통이나마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 남겨두려고 발버둥치는 이 대통령에게 합리적 보수 세력이 힘을 보태 줄 이유는 없지 않는가.

즉 ‘이대로 가다가는 합리적 보수 세력도 이명박 정부와 함께 망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이들 합리적인 보수진영 인사들이 막가파식 보수집단인 이명박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떠나는 중도표심을 잡을 방도가 없다.

실제 오는 4.29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완패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마당이다.

어쩌면 그 후폭풍이 내년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2012년 총선과 대선까지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이들 합리적 보수 인사들의 ‘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그것이 보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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