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龍으로 승천 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를 '엄청난 교육열'이라고 했었다. 아마도 교육이 국민의 튼튼한
기초 노동력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력을 미치는 변수로 고려해서였던 것 같다. 그 중 홍콩과 싱가포르는 도시국가 수준이고 대만 역시 국가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규모여서 그나마 제대로 된 국가형태를 갖춘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도 밉상 일본은 궤변을 늘어놓아 국제사회의 눈총을 자초했다.
일본의 교육학자들은 한국의 경성제대(서울대 전신)와 대만의 타이완 국립대학이 일본의 시혜로 만들어졌다며 당시 4룡의 기초교육을 만들어 준 일본에 감사해야한다고 때 아닌 생색을 냈다. 교육의 기반시설을 구축해서 교육의 근간을 만들어 준 일본 덕에 4룡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고 횡설수설 했던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교육 개혁을 제안하면서 한국을 언급해 화제다.
오마바는 한 강연에서 미국을 21세기 교육 선도국가로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환경 개혁 못지않게 교육시간 개혁이 중요한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보다 수업시간이 긴 한국 학교의 교육 경쟁력을 본받자고 발언했다.
오바마의 이같은 발언이 전 세계 뉴스시간대를 관통하면서 덕분에 대한민국의 주가가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내부의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이 세계가 부러워하는 수준까지 왔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는 붕괴된 공교육이라 하는데 외국에서는 경이의 눈으로 보고 있는 모양이다. 남의 떡이 커 뵌다고 우리는 미국이나 유럽의 교육을 높이 평가하고 또 미국이나 유럽은 우리의 교육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스탠포드 하버드 대학에서의 유학생활, 동경대 객원 연구원, 북경대학에서 객원교수 등으로 각국의 교육시스템을 경험했던 나로서는 조금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초등학교 교육은 미국이나 한국식으로, 중고등학교 교육은 한국이나 일본식으로, 대학교육은 미국식 등 각국의 장점을 혼합한 교육시스템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초등학교는 학생들의 적성과 특기를 발견하는 시기로 보고 학생들이 개성을 최대한도로 살릴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두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 시기에는 학교나 교사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통제하기보다는 큰 틀에서 가이드라인을 조성해주는 정도로 물러나 바라보는 미국식이 더 좋은 교육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기본생활 습관, 목표의식,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깨우치게 하는 데 있어서는 그래도 한국식 교육이 더 나은 측면이 있다(약간의 강제성이 수반될 수도 있기에).
중고등학교 교육은 자기가 발견한 것을 정형화하는 시기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학업에 충실하고 학습량이 많은 한국식 교육이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대학교육에 있어서는 개인의 지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자극할 수 있는 학문적 분위기와 그 진지성으로 볼 때 미국대학이 한국대학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진지한 학문적 접근 차원이 아니고 지나치게 단순화한 단상에 불과하지만 한번쯤 관심을 가지고 연구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있다.
세계가 본격적으로 21세기 교육전쟁 모드에 돌입한 것 같다. 이에 따라 교육문제 역시 덩달아 국제사회의 주요화두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결국은 지금 이 경제적 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이 되는 가와 각국의 교육적 수준과 준비된 국민적 자질 이런 요소들이 재편되는 다음 세계 패권국 순위의 가늠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토인비가 예견한 것처럼 21세기 세계 패권이 현재 동양으로 西進 中이라면, 혹시 대한민국의 영광을 실현할 기회를 갖게 되지 않을까 관심이 쏠린다.
만일 그 기회가 온다면 그것은 오로지 교육을 통해서만이 가능할 것이다.
징기스칸이 그 조그만 몽골을 가지고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때를 기억해 보자. 한 시기를 풍미했던 스페인과 네덜란드 역시 적은 규모의 국토와 인구로 세계를 손안에 넣었다.
우린들 세계 패권국의 꿈을 꾸지 못할 바 없다.
그런 측면에서 오바마가 세계 패권의 주요 화두가 된 교육 강국으로서 한국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한국을 떠오르는 태양으로 지목하는 이상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일대통령도 경제대통령도 다 좋다. 그러나 21세기에 교육마인드가 차지하는 중요성을 볼 때 교육대통령 역시 대한민국 정치사에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다.
타골이 예언한 동방의 불빛과 토인비의 서진하는 축을 함께 실현내는 길을 생각하니 문득 순수한 소년의 그것처럼 들뜬 마음이 된다. 동방의 불빛을 밝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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