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상한 대진표에 ‘자승자박’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3-24 19: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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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 사상 초유의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 번의 국제대회에서 특정 두 팀이 5번이나 대결한 것이었다. 바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이다.

WBC 한국대표팀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0회 연장 접전 끝에 3-5로 석패했다.

1라운드에서 2경기, 2라운드에서 2경기를 치르는 동안 2승2패를 기록한 한국은 결승전에서 분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이처럼 말도 안되는 대진표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일까.

WBC 주최사인 미국 메이저리그가 자국 팀의 우승을 위해 만든 것이라는 이유가 지배적이다.

한국은 1회 WBC에서도 일본과 3번이나 만났다. 먼저 일본전에서 2승을 거두고도 준결승전에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런데도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무려 5번이나 맞붙을 수 있는 ‘기막힌' 대진을 준비했다.

더욱 가관인 점은 미국이 제1회 대회 우승팀 일본, 준우승팀 쿠바와 4강팀 한국, 도미니카공화국이 없는 조에서 예선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캐나다와 이탈리아, 베네수엘라와 한 조로 편성됐다. 1라운드 통과는 당연했지만,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캐나다에 간신히 이겼고, 순위결정전에서는 베네수엘라에 패했다.

2라운드에서도 푸에르토리코에 콜드게임패를 당한 뒤 패자부활전에서 다시 만난 푸에르토리코에 간신히 이겨 4강에 합류했다. 하지만 순위결정전에서 또 베네수엘라에 패해 2위로 2라운드를 통과했다.

미국의 계획대로라면 무패로 4강에 합류해 결승행에 오르는 것이었지만,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4-9로 완패를 당했다.

야구의 종주국이라고 자부하던 미국은 자신들에 유리한 대진표를 짜고서도 세상의 웃음거리가 됐다. 경기력 또한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했다.

한국과 일본은 엄청난 피해를 볼 뻔 했다. 두 팀이 결승에 올라 다행이었지만,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양국이 자칫 8강에도 오르지 못 할 뻔 했다.

미국의 농간 때문에 아시아 야구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지만, 5번의 맞대결은 야구팬들도 지루하게 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대표 야구 강국들은 두 대회 연속 4강에 올랐다. 미국의 이상한 경기 운영에 당당히 맞서 정면 돌파했다.

제1회 대회에서 4강 진출에 실패한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는 4강에 만족해야 했다. 자승자박이 된 꼴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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