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대안정당’을 기다리나?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5-28 11: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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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덩달아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여전히 한나라당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여론은 시시각각,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으로 이번 여론조사결과가 민심의 흐름을 모두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민심 변화의 트랜스를 감지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리얼미터가 26일 휴대전화로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포인트 떨어진 23.2%로, 1월9일(22.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조사는 지난 26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7%)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3.5%p 하락한 23.2%로 나타났다. 지난 1월 9일(22.5%)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무려 8.2%p나 상승한 69.4%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5일 전국의 성인 7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95% 신뢰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7%p),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27.4%,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60.6%로 나타났다.

즉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최소한 6~7명이 ‘반(反) MB’인 반면, ‘친(親) MB’는 겨우 2~3명 정도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은 그가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KSOI조사 결과, 정당지지율에서 한나라당은 지난 4월(31.4%)에 견줘 무려 9.9%포인트 떨어져 현 정부 출범 이래 최저인 21.5%로 조사됐다.

반면 민주당은 4월(13.0%) 대비 7.8%포인트 올라 20.8%를 기록했다.

리얼미터 조사결과 역시 민주당은 전주 대비 5.3%p 상승한 21%를 기록해 지난 1월 7일(20%)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올랐다. 한나라당은 27.8%의 지지를 받았다.

두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 모두 비록오차범위이기는 여전히 민주당 이 한나라당 지지율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몸담고 있는 한나라당, 그래서 MB 정권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청와대의 ‘속도전’ 요구를 지상명령처럼 떠받들고 거수기 노릇이나 하려드는 여당에 대해 염증을 느끼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혹시 ‘대안정당’의 출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만일 ‘대안정당’의 깃발이 오른다면, 누가 그 깃대를 잡게 될까?

그리고 그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아직은 모르겠다. 다만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누군가 신당의 기치를 치켜든다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들 가운데서 한 사람일 것이다.

또 그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의 지지율보다 더 높은 지지를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즉 소속 정당이 자신의 지지율을 높여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의 지지율을 떨어뜨릴 경우에 해당한다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전 대표야말로 ‘대안정당’을 창당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실제 리얼미터 조사결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는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5.2%로 굳건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전주 대비 무려 5.9%p나 하락한 수치다.

이 여론조사 결과의 의미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한나라당 지지율보다도 월등하게 높다. 즉 그가 한나라당을 떠나더라도 그를 지지할 유권자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반면 이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것은 ‘이명박과 박근혜는 같은 정당에 몸담고 있는 한 통속’이라는 일반의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즉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과 같은 한나라당 소속이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는다’는 국민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한나라당은 국민들로부터 점차 ‘왕따’ 당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마저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어쩌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 아닌, ‘제3의 대안정당’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는 국민들의 외침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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