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에서는 도시미관을 고려, 옥외소화전 색상을 지금의 빨간색에서 눈에 덜 띄는 색으로 바꾸기 위하여 시민과 소방관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었다.
여론조사를 반영해 소방방재청에서는 소방차 가운데 긴급을 필요로 하는 일반차량을 제외한 특수차량의 차색을 올 하반기부터 빨간색에서 황색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한다.
이는 ‘소방은 곧 빨강’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매우 긍정적이며 신선한 발상이다.
또한 도시 공간 이미지와 보다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친밀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시?공간적 효과 제안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소방차, 옥외소화전 등에서 빨간 색상을 사용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소방차량 색상 등에 빨간색을 사용한 이유는 우리가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색 중에서 가장 눈에 잘 띌 뿐 아니라 주의집중력에 있어 다른 색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빨간색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선에서 가장 긴 파장(780nm)을 갖고 있는 색깔이라고 한다.
아울러 실제 실험을 통해서 확인된 바로 빨간색은 파란색과 비교해 보면 약 7m정도 가깝게 느껴질 만큼 주의가 집중되는 색이라고 한다.
이러한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신호등의 정지신호, 소방차량?소화전,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 등이 다른 색깔이 아닌 빨간색인 것이다.
이와 함께 빨간색은 주의를 집중시켜 반사신경을 활성화 해 행동을 좀 더 빠르게 하며, 주변 환경 속에서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혼란한 상황에서도 소화전이나 소화기 등을 쉽게 찾을 수 있기에 소방시설과 관련해서 빨간색이 주로 이용되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 획일적이고 단조로웠던 도시구조가 이제는 도시미관과 함께 아름다운 디자인을 추구하는 시대가 도래되었음을 생각해 볼 때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던 소방차량 색상이나 옥외소화전 등의 변화는 매우 당연한 시대적 흐름인 것이며, 아울러 이러한 흐름은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또한 이번 색상 변경 추진의 이유로 야간이나 기상악화 때 안전사고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흥분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판단도 한 몫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판단은 일선 현장에서 활동한 경험으로 보았을 때 분명 올바른 지적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과학적 근거에 의한 빨강색의 상징성과 의미가 무조건 배제가 된다거나 안전보다는 미관을 중요시 하는 등 빨간색의 고유한 기능과 위치를 잃지 않도록 황색 등 다른 색들과 조화롭게 배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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