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경민대학 총장
백범 김구
백범 김구 서거 60주년 기념일이다(6월 26일이 정확한 날짜이다).
이를 기념하여 경민학원에서는 백범 김구 기념사업회 김신 회장(김구 선생의 차남)과 관내 여러 기관장들을 모시고 백범일지 독후감 백일장을 개최했다.
이날 대회는 가친이신 홍우준 설립자께서 학생들의 忠 史觀 고취를 위해 창안하신 프로그램이 동기가 됐다. 백일장을 통해 경민학원 재학생들 모두가 백범일지를 읽게 할 수 있는 탁월한 교육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성황리에 끝낼 수 있었다.
백범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20세기 정신사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1위 인물로 평가되는 우리 민족의 진정한 지도자로 알려지신 분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해가 갈수록 점점 그 분의 존재가 잊혀져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심지어 학생들 중에는 선생님께서 ‘백범 김구’라고 하시자 백범을 백 번으로 잘못 알아듣고 ‘아무리 중요한 분이라도 백 번 반복하라는 거냐’고 되묻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저 웃어넘길 수 없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백범을 대한민국의 간디라고 평가한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다만 간디는 비폭력을 지향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일제 강점기 백범의 실천하는 애국심은 우리 독립운동사에 있어 등불 역할을 했다. 백범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윤봉길, 이봉창 등 그 많은 애국지사들이 누구를 의지하고 독립운동을 했을까 생각하니 그의 존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도 백범 김구 선생을 우리 근세사 제일의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백범의 위대함은 불굴의 정신에 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지도층 엘리트들이 일본 항전을 포기하고 황국 식민의 깃발아래 무릎을 굽히며 꺾여져 나갈 때도 꿋꿋하게 임시정부를 지키고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그는 감동적인 리더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준 셈이다.
비록 미완에 그치긴 했지만 이념을 내세워 분열시키는 냉전세력을 비판하고 민족통합을 매개로 완전독립국가를 모색하거나 문화를 기반으로 한 국가건설로 민족의 장래를 세우고자 했던 혜안은 안타까움(끝내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으니)고 함께 존경스러운 마음을 갖게 한다.
김일성에게 역사와 민족을 위해 통일을 주문했던 백범의 높고 원대한 이상이 지금 이 시대에 더 큰 의미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분열된 조국의 현실 앞에서 김일성에게까지 통일의 마음을 전하고자 했던 백범의 순수함과 끊임없는 나라사랑 정신이 그 무엇에 견줄 바 없이 숭고하게 느껴진다. 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이제 국토분단 반세기를 맞는 시점에 와 있다.
지금 남북의 상황을 지하에 계신 김구선생이 보신다면 난국 타결을 위해 어떤 가르침을 주실지 궁금하다.
아마도 뜨거운 조국애로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간곡하게 당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은 뻔한 손해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피땀과 눈물로 기다려야 하는 통일 과정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것이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견고한 성을 다지듯 내공을 쌓으라는 뜻일 것이다.
조국 광복과 통일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었던 백범 같은 지도자의 존재가 더욱 절실해진다. 자기의 전 생애를 아무런 조건 없이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바칠 수 있는 그런 지도자 말이다.
백범 선생은 ‘자신의 소원에 대해’ 백범일지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소원이 무엇이냐’고 하나님이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소원은 대한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하면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독립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나 역시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민족의 역사적 부름에 명확하고 확고하게 대답했던 백범의 심정이 되어 말하겠다. 첫 번째도 통일, 두 번째도 통일, 세 번째 역시 오로지 통일뿐이라고.
박세일 교수는 앞으로 15년 이내 한국의 선진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가망이 없다고 경고했는데 나는 앞으로 20년 이내에 통일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의 분단 현실은 영구히 고착될 것이라고 암울하게 전망한다.
이런 저런 반통일 세력들의 음모가 힘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또 다시 불행한 역사를 만들어서는 안 될 일이다.
통일을 이루려면 뱀과 같은 지혜와 순수한 마음, 뜨거운 민족애, 그리고 세계사를 꿰뚫는 혜안이 필요하다. 이를 갖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일이다.
반세기전 통일에의 절박한 무구와 뜨거운 민족애를 바탕으로 한 통일에의 염원을 남긴 백범의 유업을 돌이키며 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결기를 새롭게 다지며 이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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