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090715 (웹)

김유진 / / 기사승인 : 2009-07-14 14: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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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경민대학 총장
오바마 통신

오바마의 아프리카 가나방문에 지구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대통령으로는 최초로 가나 땅을 밟는다는 사실과 아프리카 케냐를 아버지의 고향으로 두고 있는 오바마의 출신 성분에 따른 관심 때문일 것이다.

오바마를 환영하는 아프리카의 열기도 이에 못지않게 뜨거웠다.

특히 오바마가 과거 가나 최대의 노예 무역항 케이프코스트 캐슬(cape coast castle)을 방문하는 모습은 과히 세계사적인 사건이라고 할 만큼 의미가 있었다. 아프리카의 후예가 미국대통령이 되어 과거 악명을 날리던 노예 수출 항구에서 꽃다발을 바치고 묵념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을 뭉클한 감동에 젖게 만들었다.

오바마의 아프리카 방문은 노쇠해가는 미국에 제동을 걸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 미국민들의 위대한 선택이 가진 위력을 실감시켰다.

오바마는 가나 의회 연설을 통해 부패와 독재로 점철된 아프리카 국가의 분발을 촉구하는 등 자칫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내용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오바마는 아프리카가 겪는 고난의 일부분은 아프리카인의 책임이며, 빈곤과 부패를 끝내는 것도 아프리카인의 몫이라는 것, 지도자가 국부를 약탈하고 경찰이 마약상들에게 매수되는 나라는 부유해질 수 없고 누구도 법이 야만과 뇌물에 자리를 내준 사회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과 부패와 독재를 끝내야 하고 강한 지도자가 아니라 강력한 제도로 아프리카를 새롭게 세워야한다는 등의 고언으로 아프리카의 미래를 격려했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있던 아프리카인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로 그의 말에 동조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런 발언은 오바마가 아닌 다른 사람은 하지 못할 내용이다. 아무리 쓴소리라도 아프리카의 귀와 가슴을 열어 더 큰 의미로 감동하고 받아들이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오바마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는 대한민국이 만들어낸 위대한 가능성(대한민국이 투명성과 책임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일련의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점)을 아프리카 국가들이 롤 모델로 삼아 벤치마킹해야한다고 강조해 나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70년대 후반만 해도 ‘Korea' 하면 ‘Korean war'를 떠올리며 온통 전쟁으로 불타고 파괴된 도시로 연상하는 반응뿐이었다.

그게 불과 30여년전 일이고 보면 오바마의 발언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미국이 부러워할 대목이 있고 세계가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다고 보는 대한민국이다.

과거에 비하면 엄청나게 올라간 우리의 위상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한번 대한민국이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 건 어떨까 싶다.

우리가 다시 한 번 힘을 모으고 사력을 다한다면 대한민국이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까지 드는 마당이다.

미국은 국가나 개인 모두 리스 체제로 길들여져 있는 한계 때문에 경제의 돌려막기가 한계에 이르게 되면 급격한 경제 하강 국면을 당해낼 수 없어 결국 쇠퇴하게 돼 있다.

또 인구 13억의 거대한 중국 역시 인종간 갈등이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난제가 되어 발목을 잡히게 되는 개연성 때문에 중국의 미래가 그다지 밝다고만 볼 수 없다.

일본이라고 다르지 않다.

일본은 알다시피 인심을 많이 잃어서 아시아권 어느 국가에서도 일본의 대표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각국에 걸려있는 이런 저런 문제들로 보면 대한민국의 가능성에 대한 기회는 그만큼 그 여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도 종교간 갈등, 남북간 갈등, 계층간 갈등 등 해소 해야 할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을 극복해오는 동안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이런 어려움 쯤은 너끈히 극복해 낼 자신이 있다고 말하면 만용이 될까?

그러나 서로 한걸음씩만 물러나서 포용하고 조금 손해본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미래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면 못해낼 일이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솟는다.

어쩌면 21세기 진입로에서 중요한 기초 작업을 하고 있는 이 시대에 새롭게 뿌리를 내리는 소명의 징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칭찬(?)에 들떠 너무 많은 생각을 했는지 모르지만 폭우가 쏟아지는 일요일 오후, 내 마음은 희망과 자신감에 풍선처럼 부풀어 있는 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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