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즐거운 일이 있을 때마다 흥겨운 마음으로 춤을 추고 적당한 술을 곁들이며 서로를 축하하는 음주가무를 즐기는 민족으로 알려져 왔다.
다른 민족들은 우리민족의 이런 행동들을 지켜보며 부러워하였다고 한다.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모두 함께 즐거움을 공유하면서 이를 가무로 표현하는 우리민족의 행동이야 말로 민족의 일체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또 그러한 일체감 형성은 수많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이에 굴하지 않고 오늘 날까지 스스로 우리민족을 지켜온 큰 원동력의 일부분으로 작용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의 음주문화는 ‘내일을 기약함이 없이 그저 즐기는, 말 그대로 흥청망청’이다.
밤을 새우며 서로의 잔을 연신 부딪치면서 ‘건배’만을 외친다.
‘친목을 도모하자’ 또는 ‘앞으로 서로 힘을 모아서 회사를 위해 열심히 하자’라는 본래의 취지는 술을 한잔, 두잔 마시며 이내 취한 후에 급기야는 ‘왜 우리가 이렇게 모여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망각하기 일쑤이고,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듯 소리를 지르며 순간순간 흥분된 감정만 표현하기 바쁘다.
시간이 몇 시인지, 내가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는 생각지도 않는다.
내 몸을 술에게 맡긴다.
그것만으로도 모자라 ‘2차를 가자, 노래방을 가자’라며 비틀거린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밤을 새워가며 거리를 누빈다.
술에서 깨었을 때 카드영수증을 보며 “내가 그때 왜 그랬지?”라며 후회할 것은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한다.
차라리 집에서 아빠를 기다리는 내 아들 딸들에게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다 주었다면 얼마나 화목한 분위기 였을까…….
서로간의 의사교환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적당한 음주는 마땅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밤을 새워가며 비틀거리며 거리를 누비다 마침내는 후회하고 마는 현대인들의 음주문화는 분명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것들이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의 일처럼 생각하기 일쑤이고 내가 취했을 때는 다른 사람으로 되어버려 이를 자제하지 못하는 것은 더욱 더, 너무나 잘못된 것이다.
나를 찾아야 한다.
최근 세계경제가 너무나 어렵다고 한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우리가정도 힘들다.
길거리에서 밤을 새며 흥청망청 버려져 버린 내 모습에서 먼 훗날 건강하고 부자인 나를 찾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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