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지난 10일 경남 마산, 창원, 진해시가 자율통합에 전격 합의하면서 ‘1호 통합시’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기도 내에서는 구리시와의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 중인 남양주시에 이어 하남시가 두 번째로 성남·광주시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건의서를 경기도에 제출했다.
또한 동두천, 양주, 의정부시 등 3개 시의회에서는 자율통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이들 3개시의회 의장이 통합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정부시 의회는 지난 18일 임시회에서 ‘의정부, 양주, 동두천시 행정구역 통합건의안’을 심의·의결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천안에서는 전국 최초로 주민서명을 통한 자율통합을 정부에 건의하는 움직임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천안시에 따르면 구본영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가 최근 천안시민을 대상으로 천안·아산의 상생발전을 꾀할 수 있는 자율통합서명운동을 편 결과 법적요건인 4000명 이상 서명을 받아 천안시에 제출했다는 것.
이들 지역 이외에도 청주시와 청원군, 수원시와 화성시-오산시, 안양시와 의왕시-군포시-과천시, 목포시와 무안군-신안군 등이 자율통합 대상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전국 곳곳에서 자율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서울에서는 아직까지 도 통합움직임을 보이는 자치구가 단 한 곳도 없다.
다른 지역이 자율 통합을 이룰 경우 인센티브가 주어지지만 서울 자치구는 제외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차피 행정체제 개편이 불가피하다면, 즉시 논의가 가능한 일부 자치구만이라도 자율 통합논의를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마침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23일 '서울시 자치구 행정구역 개편방안' 보고서를 내어 놓았다. 현재 인구 기준으로 나뉘어 있는 25개 자치구를 9개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9개 통합자치구 체제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시내 자치구를 인구 100만명 단위를 기준으로 해 10개 정도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과 비슷한 내용이다. 따라서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9개 생활권은 도심권(종로ㆍ용산ㆍ중구), 동북1생활권(동대문ㆍ성동ㆍ광진ㆍ중랑구), 동북2생활권(성북ㆍ강북ㆍ도봉ㆍ노원구), 서북생활권(은평ㆍ서대문ㆍ마포구), 서남1생활권(양천ㆍ강서구), 서남2생활권(구로ㆍ금천ㆍ영등포구), 서남3생활권(동작ㆍ관악구), 동남1생활권(서초ㆍ강남구), 동남2생활권(송파ㆍ강동구)이다.
생활권에 따라 9개구로 통합되면 각 통합자치구의 인구는 평균 100만명 내외, 면적은 평균 55㎢ 내외가 된다. 상당히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2개의 구가 통합하면 되는 지역 가운데서 구청장이 통합에 반대하지 않고, 구청장이 같은 정당 소속인 지역에서 먼저 자율통합논의를 진행시키는 것은 어떨까?
일단 2개의 자치구가 통합 대상인 지역은 서남1생활권(양천ㆍ강서구), 서남3생활권(동작ㆍ관악구), 동남1생활권(서초ㆍ강남구), 동남2생활권(송파ㆍ강동구) 등 모두 4개조다.
이 가운데 양천-강서구 및 송파-강동구 등 2개조는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서로 달라 갈등의 소지가 있어 일단 자율통합 논의 대상에서 배제한다면, 동작구와 관악구 및 서초구와 강남구 등 2개조만 남는다.
특히 관악-동작구의 경우는 그 뿌리가 같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도 그리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김효겸 관악 구청장과 김우중 동작 구청장 역시 통폐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는 상태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관악-동작구를 ‘1차 자율통합’ 대상지역으로 삼아 시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이들 지역만이라도 자율통합논의를 활발하게 진행시켜 보는 것은 어떨까?
물론 내년 지방선거에서 ‘통합 시장’을 선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 경우 정부 차원에서의 인센티브는 불가하겠지만, 서울시에서 이들 지역에 대해 특별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은 어느 정도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오 시장 역시 자치구 통합에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합 대상 지역 구청장들이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성사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김효겸 관악구청장과 김우중 동작구청장의 결단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