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여권 갈등 첨예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11-03 15:18:3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한구 “기업도시 만든다는 발상은 잘못” 강승규-서경석 “박근혜 어려워 질 수도”

세종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갈등에 이어 여권 내부에조차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측과 수정론을 제기하는 친이 측과의 마찰로 어수선하다.

실제 정운찬 총리는 기업형 도시 건설을 거론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원안 수정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세종시는 충분히 숙고해서 하는 게 좋으니까 당에서 잘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3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 총리의 기업형 도시건설 발언에 대해 “이런 도시는 우리가 못 만들어 낸다. 정부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기존에 있던 지방도시의 산업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못하고 있는데 생짜로 어떻게 기업도시를 만드느냐”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 총리가 포항제철을 예를 든 것에 대해서도 “그것은 옛날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개발도상국 시절, 정부가 마음대로 하던 시절에나 가능한 이야기”라며 “기업형 도시라는 것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산업도시다. 그것을 정부가 어떻게 만들어내나. 그런 능력이 있으면 다른 지방도시를 빨리 경쟁력을 올리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친이 측 강승규 의원은 “현재 세종시에 가기로 되어 있는 행정 중심의 도시 기능들이 과연 국가 발전에 도움에 되겠느냐, 그리고 또 충청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되겠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수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원안 추진은 당의 존립에 대한 문제’라고 발언하는가하면,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미 강을 건넜다’고 발언함에 따라 분당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박근혜 대표께서 입장이 참 어려우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라며 “지금 세종시에 대한 이슈가 뜨거워졌다고 해서, 또 그에 대해서 좀 다른 입장들이 강하게 비춰진다고 해서 그것이 분당으로 비쳐진다면 우리 정치사에서 또 하나의 오점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세종시 논란으로 박 전 대표가 최소한 의원 80여명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분석에 대해 “분열을 통해서 그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세력들의 분석”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한편 뉴라이트 계열의 서경석 목사도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 주장에 대해서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강승규 의원을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그는 “박 전 대표께서는 일단 국민에게 한 약속이기 때문에 정치인이 그 약속을 지켜야 된다 그런 입장인데, 그 약속이 옳으냐 옳지 않으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며 “그것이 잘못된 약속을 때에는 바꿔야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결국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각오한 것이 아니냐 하는 분석에 대해 “박근혜씨의 일생일대의 최대실수가 될 거”라며 “만약에 이 문제를 가지고 분당까지 한다고 하면 박근혜씨는 대통령 될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은 자기가 잘못한 거 있으면 국민한테 사죄하고 그리고 백년대계를 위해서 이게 옳은 거라고 결단하는 대통령”이라며 “그런데 포퓰리즘적인 결정 때문에 분당을 하다니, 그러면 그 분은 대통령 될 사람이 못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