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권총협박' 발언, 알고보니 '입총협박'

전용혁 기자 / / 기사승인 : 2009-12-03 19: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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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의원 ""전화로 탕탕탕 소리낸 것"" 밝혀"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염산테러 협박을 받은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나도 지난 대선 때 괴한이 권총을 들고 집까지 와서 협박을 한 적 있다’고 말한 것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친이계 의원인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말한 ‘괴한’은 직접 집에 찾아와서 권총으로 협박한 것이 아니라 전화상에서 총기탈취범이라고 하며 ‘탕탕탕(총소리)’ 소리를 내면서 살해 위협을 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이 부분은)제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대통령은 당시 해외 출장을 다녀오셨고, 그 기간에 총기협박 한 것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있었는데 당시 대통령께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며 “(경찰이)발신자 추적 등을 통해 그 협박범을 체포했고 어떤 사람인지 봤더니 단순히 사회불만 세력이었다고 보고가 됐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처벌하지 말고 그냥 풀어주도록 하라고 요청해 경찰도 불구속 조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이 대통령의 ‘괴한이 직접 집으로 와서 협박했다’와 ‘경호원이 붙잡고 봤더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다’는 발언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강 의원은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박근혜 대표의 협박 부분들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간단히 압축해서 소개한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께 그런 협박을 하는 사람도 그럴 가능성이 있고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되지 않겠나 라고 위로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을 듣고 있으면, 얘깃거리가 나올 때마다 ’왕년에‘라고 시작되는 시정의 말도 되지 않는 경험담을 듣는 성싶다”며 비꼬아 말했다.

노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며칠 동안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통령 권총 협박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며 “대통령의 진중치 못한 말 한마디에 대한민국은 대통령후보까지 권총으로 위협하는 무법천지의 나라가 됐고, 결국은 ‘뻥이요’가 돼 버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것은 지고지순의 가치요, 자신의 경험하지 않은 것조차도 자신의 것인 척 하는 대통령을 보고 있으면,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며 심정을 내비쳤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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