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기초의원 소선거구제 도입 마찰

전용혁 기자 / / 기사승인 : 2010-02-10 14: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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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특위 합의 준수” vs “소선거구제로 바꿔야” [시민일보] 한나라당이 기초의원 선거를 중선거구제에서 소선거구제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0일 이 수정안 처리 논의를 위해 모인 의원총회에서 “헌정사에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했지 선거법을 일방 처리한 전례가 없고, 마음대로 수정안을 통과시킨 전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수정안 발의를 철회해달라, 만약 표결로 가게 되면 차라리 기권을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고 신성범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러자 윤석용 의원이 “서울 38개 당협위원장과 의원 가운데 3명을 제외하고 45명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소선거구제를 찬성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에서 선거법에 관해 일찍 의원들의 의견을 집약해 방향을 잡고 야당과 협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당 지도부와 정개특위 위원들을 비판했다.

수정안 제출을 주도한 유기준 의원 역시 “12월 말에 소선거구제 환원을 골자로 하는 수정안을 냈지만, 이 수정안 때문에 예산안 처리가 안 된다는 말에 철회한 바 있다”며 “그 후로 한 달하고 10일이 지났는데도 아무 것도 변한게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여당, 야당 의원들이 대부분이 원하고 있는 소선거구제를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오히려 국회가 개혁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개특위 합의가 있다 할지라도 마지막 합의내용이 마지막으로 확인을 받는 것은 본회의 표결이고, 이때 본회의 표결에서 다수 의견에 부합할 경우에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고 수정안 제출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어 최구식 의원이 “현재 세계에서 중선거구제를 하고 있는 나라는 몇 안 된다”며 수정안 찬성 입장을 밝혔다.

반면 허태열 최고위원은 “경기의 규칙, 게임의 룰이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방적으로 갈 수 없다”며 “수정안을 내신 의원들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원만한 여야관계를 위해 협조해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수정안을 낸 의원들에게 철회를 부탁한다”며 “강제하지는 않겠으나 민주당이 극렬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안 원내대표는 “수정안을 낸 의원들에게 철회를 요청하고 안 될 경우 표결로 가게 되면 기권표를 던져달라”며 “선거법 같은 게임의 규칙을 다수당의 다수의견이라는 이유로 수정안을 내서 관철시키게 될 경우 앞으로 누가 다수당이 되면, 예를 들어 대통령 선거에서 영구집권을 위한 바탕을 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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