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민심은 이명박 정부의 여론전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실제 정부와 한나라당 친이계의 일방적인 세종시 수정안 홍보가 설 민심을 잡기는커녕, 오히려 수정안 반대 여론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리뉴스와 모노리서치가 지난 19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841명을 대상으로 ARS전화 설문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8%p)를 실시한 결과 원안 지지는 43.8%인 반면, 수정안 지지는 36.0%에 불과했다.
특히 충청권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원안 지지는 68.9%, 수정안 지지는 17.5%로 그 격차가 무려 50%를 넘어섰다.
비교적 정부 측 입장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SBS의 여론조사 결과 역시 수정안에 대한 지지도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BS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TNS 코리아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를 실시한 결과, 전국적으로 수정안 찬성 48.5%, 반대 46%로 나타났다.
충청권에서는 찬성 42.4%, 반대 51.7%로 조사됐다.
이는 SBS의 지난해 말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전국적으로 찬성 의견은 4.1%포인트 줄어든 반면 반대 의견은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설 연휴 직후인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RS방식의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3.1%p)를 실시한 결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의견은 42.8%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가 있던 지난달 11일 실시한 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47.5%로 나타났던 데 비해 4.7%p가 하락한 것이다.
또한 동아일보가 설 연휴 직후인 16일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ARS방식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종시 수정안 찬성 의견은 45.0%로 나타났으며, 세종시 원안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찬성 의견은 40.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11일 조사에서 수정안 지지 의견이 54.2%, 원안 지지 의견이 37.5%로 나타났던 데 비하면 수정안 지지는 폭락한 셈이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그 수치가 조금씩 다르지만, 수정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원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정치신뢰’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둘째, 수도권 과밀화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수정안보다는 원안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셋째, 급조된 수정안은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를 사실상 포기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원안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수정안 지지자들은 그냥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기 때문에 지지하고 있을 뿐이다.
즉 ‘수도권 표심만을 의식한 이명박 대통령의 고집’ 때문에 이뤄진 수정안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지지하다보니, 수정안을 지지하면 주변사람들로부터 ‘바보’소리 듣기 십상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런 소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정안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있다.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나, 그의 일가친척들이야 어찌하겠는가.
하지만 그들도 진짜 바보가 아닌 이상 수정안이 잘 못됐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다만 이런저런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수정안을 지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게 민심의 현주소다.
똑똑해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일방적 수정안 홍보가 먹힐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수정안 반대여론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설사 한나라당이 친이계의 수적 우위를 앞세워 수정안으로 당론을 변경한다고 해도, 이 같은 민심의 흐름은 결코 뒤바꿀 수 없다.
원안은 진실이고, 수정안은 거짓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국민들은 누가 거짓, 즉 수정안을 진실이라고 말하는지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기억해야만 한다.
그래야 다음 총선에서 거짓을 진실이라고 말한 그에게 준엄한 심판을 내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부디 잊지 말고 기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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