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는 이른바 ‘이명박 홍위병’이라고 불리는 소장파 의원들이 몇 명 있다.
이들에게 맡겨진 주요 임무는 아무래도 ‘박근혜 때리기’인 것 같다.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무차별 공세를 퍼붓는 초선의 강용석 의원 역시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지난 3일에도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강 의원은 이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후보만 되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나라당 안에서 다수파가 되는 데 집착한 나머지 너무 오른쪽으로 가는 것 같다”며 “지금처럼 가면, 한나라당 다수파 되도 본선이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강 의원의 지적처럼 박 전 대표가 당내 경선만을 의식해 지나치게 오른 쪽으로 가 있다면, 즉 ‘아스팔트 우파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면 본선에서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너무 오른 쪽에 가 있다’는 강 의원의 지적은 틀렸다. 명백한 오류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유권자는 물론 중도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박 전 대표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심지어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권자들은 강 의원이 생각하는 것처럼 박 전 대표를 ‘오른 쪽에 치우친 정치인’, 즉 세상 사람들로부터 ‘수구꼴통’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정치인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다.
실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념적 포지션에서 대통령보다 더 오른쪽에 서 있다고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쩌면 강 의원과 같은 ‘이명박 홍위병’들만 그렇게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그는 ‘강 의원만의 생각인가, 아니면 친이계 의원들 중에 그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더 있나’라는 물음에 "상당수가 그렇게 보는 것 같다. 탁 까놓고 박 전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 얘기한 적은 없지만 많이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변했다.
즉 친이계 상당수가 박 전 대표를 오른 쪽으로 너무 치우친 ‘극우 정치인’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아스팔트 우파’나 백주대낮에 벌거벗고 생쇼를 벌이는 ‘나체 우파’ 같은 이상한 무리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상당히 비판적이다.
일례를 들면, 광우병 쇠고기 수입 파동 당시 일반 시민들과 함께 촛불시위에 박사모가 참여 했다. 박사모는 박근혜 전 대표 지지팬클럽이다. 반면 이 대통령 지지그룹인 ‘아스팔트 우파’ 세력은 거대한 시위물결을 저지하기 위해 고작 수십여 명이 따로 집회를 가졌다가 세상의 조롱거리만 된 일이 있지 않는가.
특히 박 전 대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년 추도식에서 ‘복지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즉 ‘복지 국가’를 구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런데 복지정책은 분배정의를 실현하는 정책으로 과거에는 좌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었다.
따라서 ‘복지’를 강조한 그는 이미 ‘우파 정치인’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국민 정치인’으로 우뚝 선 것이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더구나 박 전 대표 자신도 자신의 성향에 대해 “중도”라고 분명하게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히려 말로는 ‘중도’라고 하면서도 이른바 ‘부자감세’ 정책으로 서민들에게 돌아갈 복지 예산을 대폭 축소해 버린 이 대통령이야 말로 ‘꼴통 우파’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강 의원에게 충고 한마디 하겠다.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처럼 사실과 다른 거짓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전제를 깔고 비판하는 것은 비열한 행위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강 의원의 발언은 오히려 ‘부자감세’로 복지정책을 대폭 축소시켜 서민을 고통 받게 하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당하는 것 아닐까?
오히려 강 의원은 이렇게 말해야 옳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만 되면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땅바닥으로 추락한 지지율을 붙잡아 두려는데 집착한 나머지 너무 오른쪽으로 가는 것 같다. 지금처럼 가면, 한나라당은 다음 대선에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니 제발 정신 좀 차리쇼!”
그나저나 한나라당 친이계는 왜, ‘당의 자산’이라고 하는 박 전 대표를 흠집 내지 못해 이토록 안달하는지 정말 그 속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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