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독도발언’ 진실은 무엇인가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3-11 13: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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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발언 파장에도 청와대는 마냥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 조중동문 등 대부분의 신문매체는 물론 공영방송까지도 모두 외면하고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문제로 지금 난리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의 후쿠다 전 총리와 정상회담 당시 독도의 일본 교과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 표기를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다는 이른바 ‘독도 발언’이 <국민일보>에 의해 재 점화됐다.

신문은 지난 9일 <요미우리 “MB 독도 발언 허위보도 아니다”>라는 제목의 인터넷 기사를 올렸다. 기사의 핵심은 이명박 대통령의 당시 ‘독도 발언’ 진위 논란과 관련,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지만 요미우리신문은 ‘보도는 사실’이라고 재차 주장했다는 것.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2008년 7월15일 당시 일본 후쿠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과정을 보도하면서 후쿠다 수상이 “(독도의 일본명인) 다케시마를 (교과서 해설서에) 쓰지 않을 수 없다”고 통보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자 당시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고, 이를 곧이곧대로 믿은 일반시민 1886명이 지난해 8월 “요미우리의 근거 없는 보도로 한국인의 자존의식에 상처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요미우리신문은 오는 17일 서울중앙지법 변론기일을 앞두고 서면 답변을 제출했는데, 서면에는 “당시 아사히신문도 표현은 조금 다르나 요미우리와 같은 취지로 보도했다”면서 “서로 다른 신문사가 동일한 취지의 내용을 기사화한 것은 보도 내용이 취재 활동에 기초한 객관적 사실의 전달이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는 것.

즉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한 내용은 객관적 사실이라는 뜻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 대통령을 향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태세다.

실제 <국민일보>의 보도에 11일 정오 현재 무려 3만5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개의 기사에 이같이 많은 댓글이 달린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말이다. 물론 댓글의 대부분은 이 대통령을 향한 비난성 글들이다.

따라서 청와대가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당연히 청와대 대변인의 입을 통해 어떤 해명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대체 청와대는 요미우리신문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왜 반박조차하지 못하는 것일까?

정말 요미우리의 주장처럼 이 대통령의 독도발언이 사실이기 때문은 아닐까?

만일 정말 사실무근이라면, 시민소송단이 나서기 이전에 청와대가 직접 요미우리를 상대로 정정보도나 손해배상을 요구했어야 옳았다. 그런데 당시 청와대는 그런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신문 1면에 보도된 기사였다.

그것에 대해 침묵한 것을 보면, 아무래도 요미우리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실제 요미우리는 아주 당당하게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왜 “기다려 달라”고 요구했을까?

아무리 이 대통령의 출생지가 일본 오사카라고 해도, 이 대통령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다. 그것도 한국인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른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설마 일본을 이롭게 하려고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이 대통령은 ‘독도’로 표기하든 ‘다케시마’로 표기하든 그것이 실질적으로 금전과 연계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즉 국민감정은 매우 상하겠지만, 이 대통령이 생각하는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그건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 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판단을 내렸다면 그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 이 세상에는 돈보다 귀한 것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 자존심, 그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주 귀한 가치다.

그러고 보면,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당시에도 국민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는 선택을 했었다. 그로 인해 촛불시위가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나지 않았는가.

만일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 지금처럼 계속 ‘쉬쉬’한다면,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해 제2의 촛불시위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지금 국민들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정말 일본 총리에게 “기다려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었는가.

있었다면, 그렇게 발언할 수 밖에 없었던 진짜 이유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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